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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갈 수록, 세월이 흘러갈 수록 살아간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더 솔직히는 점점 힘겨워져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차갑고 거친 세상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의식주를 해결한다는 것, 추악한 인간 군상들과 부딪힌다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렇게 혐오스럽던 인간 군상들의 추악함이 나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어마 어마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은혜를 입은 사람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 내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사랑과 정성을 쏟고 싶건만...

왜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고 싶어했을까? 왜 어른이 되면 세상이 훨씬 더 편하고 재미있는 곳이 될 거라는 착각을 했을까? 어리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또 어른들이 하지 못하게 했던 것도 너무 많아서 불만이었건만, 그 시절이야말로 가장 자유로운 시절이 아니었을까? 새하얀 도화지처럼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그 어린 시절, 얼마나 많은 꿈과 공상을 그려볼 수 있었던가? 어느새 그 도화지에는 남은 여백이 많지 않아 더 이상 맘대로 무언가를 그려볼 수 없게 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달으면서, 새삼 ‘나’라는 존재, 그리고 나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한 번은 과연 이 순간 당장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과연 나는 아쉬움이 클까, 아니면 만족이 클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아쉬움 보다는 그래도 비교적 만족스러웠다는 대답이 나왔다. 느끼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느껴보고, 꿈꾸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꿈꿔봤던 것 같다. 참, 먹고 싶은 것들도 충분히 먹은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정말 사랑해준 사람들에게 더 큰 사랑을 주지 못한 것, 그리고 누군가의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베풀면서 살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될 것 같다.

인터넷 한국 뉴스에서 본 오늘 수능을 마치고 고사장을 뛰쳐 나오는 수험생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나의 그 시절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워진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할 그들의 앞길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나보다 훨씬 더 인생 도화지의 여백이 많이 남은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이미 수능을 본 지가 10년도 넘었건만, 여전히 수능날이 되면 묘한 감정이 들면서 그 시절의 내 모습, 내 감정들이 새록 새록 떠오르곤 한다. 그 때는 내가 지금과 같은 인생길을 걷게 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만약, 내가 다시 그 시절, 그 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과연 이제껏 걸어온 길과 다른 길을 갔을까? 이제껏 했던 선택들과 다른 선택들을 했을까? 다른 길을 갔다면, 또 다른 선택들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 아니면 덜 행복했을까?

빗줄기가 굵어지는지 사람들이 점점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다들 어디를 가느라고, 누구를 만나느라고 저렇게 빠른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일까? 하긴, 직장인이 되어 보니 정말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그리고 한 해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예전에 한국에서 처음 취업한 친구가 신입 시절 매일 밤 늦게 퇴근해서도 인터넷으로 웹서핑이라도 하고 잔다면서, 안 그러면 하루 동안 자신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 하나도 없게 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 친구는 그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면 자기 인생의 조각들이 하나씩 소멸되는 셈이라고 했다.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 바꿔 말하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시간인데 요즘 한국에서 고생하는 서민들에게는 사치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다. 원래 인간에게는 분명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는 권리가 있을텐데, 왜 문명은 발달하고, 우리를 둘러싼 건물들은 커지고, 교통 수단은 빨라지고, 첨단 과학이 발달했는데, 스스로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것일까? 안 그래도 길지 않은 인생살이에 스스로 조차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 서글픈 인생 아닌가?

하긴,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이렇게 말하는 나 조차 직장인이 되면서 어느새 올빼미 습성을 많이 잃었다. 학생 시절만 해도 새벽까지 영화 여러 편을 보고 동틀 무렵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낮이나 되어야 깨어나는 일이 다반사였건만, 정시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 되고 나니 졸음이 쏟아져서 새벽까지 버티지도, 또 출근 즈음 시간만 되면 자동으로 잠이 깨서 늦잠을 자지도 못한다. 교회 수련회를 가면 대학생인 우리들은 밤 세워 놀려는데 직장 다니는 선배들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구려(?) 보였는데, 그건 구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생체 리듬이었다.

그럼에도, 결론은 살아있다는 것, 이렇게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일 하다가 너무 주리가 틀려서 어느새 어둠이 내린,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다 무심코 떠오르는 것들을 글로 옮겼더니 오늘 한 편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이제 다시 일 해야 겠다. 퇴근 30분 남았다. 오늘 저녁에는 교회 사람들에게 피자를 대접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는 피자, 많이 먹고 싶지만 입이 많으니 최대한 자제하자! 근데 직장인은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데도 왜 늘 배가 고플까? 그렇게 늘 배가 고프면서도 왜 배는 계속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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