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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나름 참 건강한 체질이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편식을 심하게 한 탓에, 거기다 이런 저런 병치레를 해서 허약한 체질이었지만, 초등학교 5학년 즈음 체육 선생님이신 아버지를 따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튼튼한 체력을 발견했다. 이후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특별히 크게 아픈 기억이 없다. 먹는 것 좋아하고 마시는 것(?) 좋아해서 가끔 절제를 못해서 속에 탈이 날 뿐, 어지간 해서는 감기도 잘 안걸리고, 크게 지치지도 않았다.

영국에 와서도 3년이 넘도록 병원(GP) 등록을 안 하다가 얼마 전 누군가가 강제로 끌고가서 정말 억지로 등록했다. 객지생활 하면서 몸이 아프면 정말 비참할 것인데, 다행히 영국에서 지내면서 크게 아픈 적이 없었다. 정말 감사한 일인데, 역시 인간은 너무 감사한 일만 생기면 교만해 지는 것인지, 필자는 늘 건강을 과시하면서 병원도 필요 없다고 호언장담하곤 했다.

사실, 영국의 의료체제는 무료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한국의 병원에 비해 시설,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영국의 병원은 낙후되어 보였고, 차라리 아프고 말지 영국 병원은 절대 안 간다는 게 필자의 고집이었다. 그렇게 건강을 자신하면서 교만하게 지낸 탓에 이번 달 들어서 두 번이나 몸이 아프다.

첫 번째는 지난 주 고생했던 냉방병. 사실, 필자는 몸에 열이 많아서 늘 더위를 탄다. 차라리 추운 게 낫지 더운 건 정말 싫다.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에 비해 영국의 겨울은 별로 춥지 않아서 한 겨울에도 그냥 양복에 목도리만 하고 다닐 뿐, 코트를 입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 필자를 보며 동료 직원들은 이상하다고, 가끔은 코트 살 돈이 없이 가난해서 그런가 하면서 필자를 불쌍하게 보기도 했다. 여하간 필자는 회사에서 가장 더위를 잘 타는, 추위를 즐기는 이상한(?) 인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회사가 런던 시내에서 몇 번째로 높은 Tower42로 이사를 했다. 초대형 고급 건물인 탓에 에어컨이 정말 빵빵한 것이었다. 새로 이사 하고서 첫 회의 시간에 여기 정말 에어컨 빵빵하다고, 성민이가 제일 좋아하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문제는 에어컨이 빵빵한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었다. 보니까 우연히 필자 자리가 바로 천정의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는 자리였다. 오죽하면 필자 책상에 놓인 대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날릴 지경이었다. 마침 지난 주에는 여름 날씨답지 않게 비도 계속 내리고 쌀쌀했는데, 거기에 에어컨까지 쏘아대니 서서히 닭살이 돋고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더운 것보다는 낫지 싶어서 꾹꾹 참고 일을 했다. 평소 회사에서 제일 열 많고 건강한 체질이라고 까불었으니, 추워도 춥다는 말을 못하고, 양복 자켓이라도 입으면 될 것을 쪽팔릴까봐 그것도 안 입고 반팔로 그 추위를 견뎠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온몸에 몸살기운과 두통이 찾아왔다. 말로만 듣던 냉방병에 걸린 것이다. 다음 날 출근해서는 체면 무릅쓰고 직원들에게 우리 정말 춥지 않냐고 분위기를 조성한 뒤에, 건물 관리팀에 연락해서 에어컨 강도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이미지고 뭐고, 당장 두통과 오한이 더 급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냉방병은 지나갔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또 다른 아픔이 찾아왔다. 아니, 더 정확히는 지금 지독하게 앓고 있는 중이다. 수영장 무료 이용권이 생겨서 수영장을 다녀왔는데, 어쩌다가 귀에 물이 잔뜩 들어갔다. 그런데, 미련하게도 그렇게 젖은 귓구멍을 습관처럼 귀지개로 후벼판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하면서 평소처럼 이어폰을 꼽는데 이상하게 귀가 아팠다. 그래도 별일 아니겠지 싶어서 아픈 것을 참고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출근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귀에서 이상한 느낌과 함께 본격적으로 귀가 쑤셨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귀가 안 좋을 때는 이어폰을 끼지 말라고 되어 있었다. 귀가 아픈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

귀 속만 아픈 게 아니라 귀 주변이 다 욱신거리더니, 그것도 양쪽 귀 모두, 나중에는 두통에 턱관절까지 아파오면서 하품을 할 때도 아프고, 오늘은 음식을 씹기도 힘들만큼 아프다. 귀 아프다고 결근할 수도 없고, 그런데 이렇게 몸이 아프니 만사가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다. 자꾸 주위 사람에게 짜증만 내고, 회사에서는 맡고 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서 박수도 받았는데도 그렇게 기쁘지가 않다.

먹는 즐거움에 인생의 큰 의미를 두는 필자이기에 뭘 먹는 순간마다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니 정말 죽을 맛이다. 검색해 보니 이렇게 귀가 아프면 자칫 고막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해서 음악을 못 들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들고, 또 통증이 턱관절로 옮겨지다가 안면 마비가 될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글을 읽고 나서는 겁이 나서 수시로 안면을 꿈틀거리며 안면 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 같으면 이비인후과 한 번 다녀오면 당장 날 것을, 이럴 때는 정말 한국이 그리워진다. 평소 과도하게(?) 놀면서도 몸이 아프지 않은 것에 대해 교만을 떨었더니, 이렇게 혼쭐이 나는 것 같다. 그렇게 건강한 것에 늘 감사하고, 그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을. 역시 건강한 것 보다 중요한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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