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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는 화투를 치는 도박꾼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의 욕망과 추악함을 실감나게 그린 영화였다.

영화의 클라이막스 화투판에서 아귀가 주인공 고니에게 한 방 먹고 상황이 어수선해지자, 정마담의 심복이 총을 꺼내들어 상황을 제압하고, 정마담은 화투판의 모든 돈을 혼자 다 가지려 했던 탐욕을 드러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자, 이제 우린 돈만 챙기면 되는 건가?”

요즘 필자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나쁜 인물은 정마담이 아닐까 싶다.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아귀를 악역으로 인식하기 쉽다. 아귀는 그야말로 도박꾼이고, 도박판에서 속임수를 쓰다가 자신에게 발각되면 상대방의 손목을 자르려는 무시무시한 인물이지만, 그것이 악하다고 해도 어쨌든 적어도 나름의 명분(?)을 갖고 있으며, 또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다.

그런데, 돈만 챙기면 된다는 정마담은 명분도, 규칙도 없이 그야말로 돈만 챙기려는 인물이다. 상황이야 어찌 되든,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든, 본인이 돈만 챙기면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를 진짜 어둡게 만드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사람들은, 아귀가 아닌 정마담과 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차라리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남을 미워하거나, 공격하거나, 싸우려는 사람들은 그래도 솔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마담과 같은 인간들은 교묘하게 다른 이들의 감정을 이용하고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 이 사람들의 계산은 단 하나다. 내가 이 상황에서 돈을 챙기느냐, 마느냐다. 방법은 어찌되든 상관이 없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이간질을 하며, 거짓말을 하고, 분란을 일으키며, 싸움을 붙이기도 하고, 타인을 무너뜨리기도 하며 타인을 띄워주기도 한다. 그의 입은 마치 독사의 혀와 같다. 그에게는 아군과 적군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그 모든 소용돌이가 가라앉고 나면 자신은 어떠한 손해도 입지 않은 채 돈만 챙기려 한다, ‘타짜’의 정마담이 그랬듯이.

누구와 무엇을 하든 돈 챙길 궁리만 하면서 인생을 산 탓에 이들의 돈 챙기는 머리는 비상하다. 평범한 사람 같으면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을 생각해내고, 역시 평범한 사람 같으면 차마 할 수 없을 더러운 짓들을 서슴없이 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상당히 영리하고 처세술에 능하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돈만 챙기는 인간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한다. 때로는 그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거나, 그에게 이용을 당하고 또 배신을 당해 그에게 이를 갈기도 한다. 당연히 어느 누구와도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지 못한다. 어느 누구로부터도 진심으로 사랑을 받거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만 챙기면 되니까.

손아귀에 거머쥐는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그는 당장은 돈을 챙겼기에 자신은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은 최후의 승자라는 착각 속에 산다. 어쩌면 실제로도 그 자신에게는 살아있는 동안 하늘이 어떠한 직접적인 벌도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죽는 날까지 그렇게 챙긴 돈을 한 푼도 잃지 않고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늘은 공평하다. 인간은 누구나, 그가 강자건 약자건, 부자건 가난하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가 소중히 여기는 그 무언가가, 약점이 되는 그 무언가가 반드시 하나는 존재한다. 희대의 연쇄살인범도 지 자식의 신변을 걱정하여 자식의 신원이 공개되면 안 된다고 부성애를 보였던 것처럼.

하늘은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약점이 되는 그 무언가를, 혹은 그 누군가를 통해 죄값을 받아낼 것이다, 그것도 몇 배로. 그 때가 되면 돈만 챙기면 그만이었던 그도 비로소 보게될 것이다. 그렇게 돈만 챙기면서 저질렀던 수 많은 죄악들, 그로 인해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수 많은 얼굴들을.

아직 그렇게 인생을 길게 산 것도 아니고, 아직 그렇게 사회와 세상을 많이 경험한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정말 추악한 인간들의 추악한 행태를 직간접적으로 목격하게 되고 듣게 되면 그 불결함에 몸이 떨릴 정도다.

비록 내가 직접 어떤 일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런 인간들이 그런 짓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 만으로도, 그런 인간들과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 영혼에 오물이 튄 것 같아 글을 쓰기가 힘들어지고, 음악을 연주하기가 힘들어진다.

그 오물을 닦아내려니 세상 어디에 견주어도 한 점 부끄럼 없이 정도(正道)만 걸어오신 부모님이 너무나 보고싶어지고, 새삼 존경스러워진다. 비록 돈은 챙기지 못해도 평생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양심을 지키며 사신 당신들의 가르침이, 비록 필자 역시 돈을 챙기며 살지는 못해도 마음만은 가난한 적이 없도록 해주었기에 그 어떤 유산보다도 소중하다.

돈만 챙기면 된다는 인간들만 사라져도 세상은 지금보다 백 배는 아름다운 곳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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