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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달려가다가 바위를 만나면 그냥 바위를 피하여 가고자 하는 곳으로 달려간다. ‘바위가 왜 저기 있을까, 저 바위는 크기가 ...

by 유로저널  /  on Jun 03, 2008 11:19
토끼가 달려가다가 바위를 만나면 그냥 바위를 피하여 가고자 하는 곳으로 달려간다. ‘바위가 왜 저기 있을까, 저 바위는 크기가 얼마나 될까, 현무암일까 화강암일까, 어떻게 바위가 형성되었을까’ 의문을 일으키지 않고 그냥 달려간다. 한참을 달려가다가 큰 나무를 만나면 그냥 나무를 비껴 달려간다. ‘저 나무가 언제부터 저기 서 있었을까, 나무 등걸의 굵기와 높이가 얼마나 될까, 침엽수인가 활엽수인가, 번식은 어떻게 할까’ 따지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간다. 나무를 나무로, 바위를 바위로 분별하여 보지 않는다.

  ‘나는 왜 늑대처럼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없을까, 바람처럼 빨리 달리지 못할까’ 토끼는 신세 한탄하지 않는다. 부드럽고 맛있는 풀을 뜯어먹으며 새끼 낳아 기르면서 그냥 산다. 사람이 해주는 먹이를 편하게 얻어먹는 소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추운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찾아 눈밭을 헤매면서도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재어놓고 지내는 다람쥐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지난해 산불이 나서 토끼 친구들이 많이 죽었던 일을 마음에 담아두어 괴로워하지도 않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불안해 하지도 않는다. 그냥 주어진 조건에 맞게 최적(最適)의 삶을 산다.

맛있는 풀이 욕심나서 과식하지도 않는다. 풀이 없는 겨울에 대비하여 재어놓지도 않는다. 올해 먹을 것이 부족하다고 푸념하지도 않고 ‘지난해에는 먹거리가 많았는데’ 하고 미련을 가지지도 않는다. 지금 이곳에 이것만 있다. 지난날의 사연, 인연, 했던 것, 가진 것… 일체의 욕심과 집착이 없고 매임이 없다.

친구 따라 맛있는 풀을 찾아 나섰다가 운이 나빠 호랑이에게 잡아 먹혀도 친구를 탓하지 않는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어가면서 도망가 숨어있는 친구에게 ‘분하고 원통하다. 내 자식들에게 나중에 커서 이 원수를 꼭 갚아달라고 좀 전해줘’ 하지도 않는다. 또 저를 괴롭히고 잡아먹는 호랑이조차도 원망하지 않는다. 그냥 ‘꽥’ 소리 한번 지르고 잡아 먹히면 그만이다. 맛있는 풀을 뜯어먹고 사는 것도 하늘 뜻으로 살고 호랑이에게 잡아 먹혀 죽는 것도 하늘 뜻으로 죽는다. 운 좋게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지 않고 천수(天壽)를 누리던 어느 날 ‘아, 살만큼 살았으니 이제 죽어야겠구나’ 하고 죽지 않는다. 태어난 것도 새끼 낳아 기르며 사는 것도, 살만큼 살다가 죽는 것도 다 하늘 뜻으로이다.

경전을 보면 사람을 제외한 만물은 다 깨쳐 있는데 사람은 망념이 덮고 있어 깨쳐있지 못하다 하였고 ‘벌레보다 못한 인간’ ‘나는 괴수 중의 괴수’ ‘그냥 사는 새, 들꽃’을 말하고 있다. 사람이 깨쳐있지 못하고 벌레보다 못하고 그냥 살지 못하는 것은 숲 속의 토끼처럼 하늘 뜻으로 나서 하늘 뜻으로 살다가 하늘 뜻으로 귀의하지 못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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