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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길이가 부도를 냈다며?” “뭐라고, 병길이가? 그럼 내 돈은 어떻게 하구?” “글쎄 주위 사람들 찾아다니며 돈을 구하더니 그렇게...

by 박옥수 목사  /  on Jun 17, 2006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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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길이가 부도를 냈다며?”  
“뭐라고, 병길이가? 그럼 내 돈은 어떻게 하구?”  
“글쎄 주위 사람들 찾아다니며 돈을 구하더니 그렇게 됐대.”
“얼마나 부도를 냈는데.?”  
“글쎄 1,20억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된다는구먼. 워낙 자금이 없이 시작을 했으니 말이야.”  
“그 사람 자금도 없이 어떻게 그 무모한 짓을 ...”  
“원래 병길이는 매사에 자신이 있었으니까. 돈이 없어도 자신을 믿고 했으니 그렇지.”

김병길,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누가 봐도 장래가 기대되는 사람이었다. 졸업 후 곧바로 일류 회사에 취직이 됐고, 부유한 처가에서 그를 사위로 맞았다. 좋은 아파트도 사줬으며 모두들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계산을 해보니 보수가 불만이었다. 자기가 회사에 벌어다 주는 돈의 십분지 일밖에 안 되는 보수가 마음을 채워줄 리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사업을 하면 얼마든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결국, 모두 말리는데도 사표를 내고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그런데 병길이의 자신감이 그냥 놔두지 않았다. 나중에는 그것도 싫증을 내고 회사를 정리한 후 자금이 엄청나게 모자라는데도 큰 회사를 설립했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동안 잘나가던 회사가 자금 회전에 문제가 생겼다. 풀릴 듯 풀릴 듯 하면서 자금이 풀리지 않아 부도에 직면하게 됐고 병길이 내외는 일가 처가 가릴 것 없이 찾아다니며 돈 구하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어렵게 1년을 버티다가 결국에는 부도가 났다. 이제 병길이만 망한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미국의 휴즈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전기 제품 하나를 만든 후 그만 실수로 고전압을 꽂았다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다. 깜짝 놀라서 기계를 열어보니 다행이도 전기 회로 가운데 약한 납땜이 녹는 바람에 전기가 차단되어 제품은 안전했다. 그때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전기 제품에는 과전기를 차단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그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서 전기 제품을 만들 때 납땜 중 일부러 한쪽을 약하게 해서 과전류가 흐르면 약한 부분이 타면서 제품을 보호하도록 했다.

그 후 그 장치를 자기의 이름을 따서 휴즈라고 불렀고, 휴즈는 전 세계에 보급되었다. 전기 제품에 약한 휴즈를 장착하면 그 약한 부분이 다른 모든 부분을 보호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러하다. 일류대학을 나오고 모든 일에 뛰어나 모자람이 전혀 없는 그 사람, 그런 사람은 마치 전기 기계에 휴즈가 없는 것처럼 다른 면에서는 그만큼 위험성이 큰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부족하고 못났음을 아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보다 신중함을 앞세워 일함으로 훨씬 더 안전한 인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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