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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이런 곳에서 불시착하다니!” “이제 우리는 죽었다. 여기 북극 얼음판 위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그래도 우선 무전...

by 박옥수 목사  /  on Jun 17, 2006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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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이런 곳에서 불시착하다니!”  
“이제 우리는 죽었다. 여기 북극 얼음판 위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그래도 우선 무전이라도 쳐서 구조를 요청해 보자.”  
“하지만... 구조대가 오기 전에 우린 얼어 죽을 거야...”

북극을 지나던 비행기가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얼음판 위에서 불시착을 했다. 모든 것이 얼어버린 북극에서 이제 이들은 구조대가 오기까지 살아서 버텨야 하는데, 어느 모로 보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두 사람 모두의 마음 속으로 죽음이 찾아들고 있었다. 그들의 마음에는, 벌써 얼어서 차디찬 시체로 변해버린 뒤 구조대가 찾아와서 실망하는 그런 상상만 자꾸 떠오르곤 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갑자기 소리쳤다.  

“이봐! 우리 비행기에 손도끼 있지?”  
“손도끼는 왜? 지금 백곰이라도 잡으려고?”  
“아니야. 빨리 손도끼를 찾아와 봐. 그러면 우리는 살 수 있어.”  

동료가 손도끼를 찾아 들고 왔다.
    
“이봐, 우리 지금 손도끼로 얼음을 깨서 렌즈를 만들자.”  
“렌즈라니? 렌즈는 뭣하게?”  
“어릴 때 볼록렌즈로 빛을 모아서 종이를 태우곤 했지. 우리는 지금 커다란 볼록렌즈를 만들어서 이 차가운 북극을 열대 지방으로 만드는 거야.”  

두 사람은 얼음을 깨서 커다란 볼록렌즈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큰 렌즈의 표면을 아주 매끄럽게 갈아서 빛이 통하게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얼음을 깨서 벽을 만들어 차디찬 바람을 막았다. 북극이지만 다행히 여름철이라 24시간 그냥 해가 지질 않았다. 이제 그들의 마음을 엄습해 오던 죽음의 공포는 물러가고 구조대를 기다리면서 평안했다. 마침내 이들은 구조됐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운 형편에 처하면 마음에 실망이 먼저 찾아온다. 아직 죽지 않았는데 죽음이 상상된다거나, 아직 사업이 망하지 않았는데 부도가 상상되곤 해서 실망 속에 젖어 버린다. 일단 그런 형편에 들어가면 생각이 자꾸 마음의 방향을 망하고 죽는 쪽으로 이끌어서 두려움 속에 젖게 한다. 그렇게 두려움 속에 빠져 들면 평상시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생각도 잘 떠오르지 않고, 마음에서부터 죽음을 먼저 맞이하게 되어 절망하다가 결국 실제로 죽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먼저 마음에서부터 절망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마음이 절망에서 벗어나면 생각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그러면 살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북극에서의 생존! 이러한 기적은 어떤 어려운 형편에 처하더라도 마음은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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