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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 사모님 어디 갔어요?” “조용하세요. 지금 예배중인데 떠들면 어떻게 해요!” “아, 글쎄 엿 값을 줘야죠?” “알았다니까요,...

by 박옥수 목사  /  on Jun 17, 200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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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 사모님 어디 갔어요?”
“조용하세요. 지금 예배중인데 떠들면 어떻게 해요!”
“아, 글쎄 엿 값을 줘야죠?”
“알았다니까요, 조용히 하세요! 드릴 테니까.”
옛날에 평양에 참 훌륭한 목사님이 계셨다. 그런데 그 사모님은 너무 철이 없고 엉뚱했다. 어느 날은 예배를 드리는데 밖에 떠들썩한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까, 그 사모님이 일요일에 헌금 나오면 엿 값을 준다고 하고 엿을 외상으로 먹은 것이다. 그래서 예배 도중에 엿장수가 와서 엿 값 내놓으라고 했다. 그런 일이 잦아지자 시간이 지날수록 온 교회 성도들이 사모님을 욕하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아이고, 목사님은 저렇게 훌륭하신데 왜 사모님은 저러실까?”
그런데 얼마 후 그 사모님이 드러눕더니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사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목사님은 너무 슬퍼서 울고 계시는데 성도들은 겉으로는 슬퍼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에이, 잘됐지 뭐, 이제 좋은 사모님이 오시면 되지.’ 하는 것이다. 장례를 치른 뒤에 장로님 몇 분이 목사님을 찾아와서 간곡하게 말했다.
“목사님, 이번에 사모님을 새로 모실 때에는 목사님은 가만히 계십시오. 목사님의 배필이실 뿐만 아니라 저희들의 어머니이시니까 저희들이 구하겠습니다.”
그래서 수소문을 하며 인근 교회를 샅샅이 찾다가 평양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에 어떤 젊은 과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보니까 그 부인은 인물도 곱고 아리따웠고 마음씨도 얌전하고 싹싹했다. 모든 교인들이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인을 새 사모님으로 맞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사님의 삶이 달라졌다. 전에는 사모님이 목사님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니까 목사님이 시간만 나면 예배당 한 쪽 구석에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고, 틈만 나면 성경을 읽고 성도들의 집에 심방을 가곤 했는데, 이젠 너무 싹싹하고 좋은 사모님이 계시니까 목사님도 사모님에게 마음이 많이 가서 늘 둘이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곤 했다. 그렇게 삼년이 지나고 사년이 지나면서 교회에 이상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목사님이 단에 서서 설교 말씀을 전하시는데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졸기 시작하는 것이다. 옛날처럼 목사님 설교가 은혜롭지가 않았다. 목사님이 늘 사모님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니까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언제부터인가 목사님의 설교에 힘이 없어진 것이다. 결국에는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옛날 그 사모님이 좋았는데!” “그때 그 사모님이 그립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형편을 원한다. 그러나 형편이 좋을수록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부인하거나 어떤 환경과 싸워 이겨내는 마음을 갖추기가 어렵다. 힘들고 어려운 형편에 처했을 때에 나를 부인하고 그 어려움과 싸워 이겨내어야 그때 비로소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문제 없는 좋은 형편을 바라지 조금이라도 어려운 형편에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나 동남아 같은 나라에는 겨울이 없지만, 한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나라에는 겨울이 있다. 그래서 겨울을 맞는 나라의 사람들은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겨울이 없는 나라치고 잘 사는 나라는 거의 없는 것을 본다. 그런 것을 보면 겨울은 어려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때때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난도 고난으로만 그치지 않고 좋은 환경 속에서 얻지 못하는 마음의 세계를 가져다준다. 그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고난도 감사함으로 맞이하며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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