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Bonn) 대학에 한국학과 개설
2007년 프랑크푸르트대학에 이어 7번째로 설립돼


1818년 창립 이래 거의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는 본(Bonn) 대학은 교수 500여명, 재학생 28.000명에 달하는 라인란트 팔츠 주의 유수한 대학 가운데 하나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비롯해, 철학자 니체, 사상가 칼 막스,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 수상 콘라드 아데나우어 등 세계적인 인물들을 배출한 본 대학은 특히 지난 2005년도부터 독일 내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처럼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졸업식을 거행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만 약 4천명에 이르는 이 본 대학에 마침내 지난 3월 한국학과가 정규학과로 설치됐다. 이로써 본대학은 베를린자유대학, 베를린훔볼트대학, 튀빙엔대학, 보쿰대학, 함부르크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에 이어 독일에서 7번째로 한국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됐다. 다만 독립학과로서가 아니라 일본학과와 함께 공동학과로 설치됐다는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단일학과 설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단 정규학과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이번 한국학과 개설은 유럽 내에서의 한국의 위상은 물론 학문으로서의 한국학에 대한 중요성을 대학당국이 올바로 인식한 데 따른 매우 적절한 결정으로 동포들 모두가 기쁘게 받아드리고 있다.  

특히 이번 학과개편은 그 동안 대학을 상대로 한국학 위상제고를 위한 본분관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손선홍총영사의 탁월한 외교력이 돋보이는 동포사회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본분관은 지난 3월20일 본대학 마티아스 비니거 총장이 손선홍총영사 앞으로 보내온 서한에서 "본대학과 주본분관의 지속적 협력의 일환으로 2009년3월5일 대학이사회가 일본학과를 일본-한국학과(Abteilung für Japanologie und Koreastudien)로 개편"했음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본분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한국학과 개설은 지난 2007년 손총영사 부임 당시 비니거 총장과의 첫 면담에서 한국학과 설립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2008년 한국학중앙연구회와 본대학간 MOU를 체결하고 동아시아학과 내 한국어번역학 석사과정(MA)을  설치하는 일에 앞장 섰으며 본대학 고위직 인사들을 관저에 초청, 만찬을 베푸는 등 다각적이고 끈질긴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본대학의 일본-한국학 공동학과 설립은 독일대학내 한국학 진흥을 위한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색이었다. 대학측은 한국학과가 설치되기 위해서는 한국학 교수자격시험(Habilitation)을 통과한 전임교수와 재정 확보 그리고 일정한 학생수 등 여러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현재의 여건으로는 이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없어 독립학과 개설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전한다. 지금까지 유럽대학내 한국학과들이 주로 한국측의 재정 지원을 전제로 설립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본 대학의 한국학과 설치는 공관과 대학간의 지속적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학에 대한 관심 증대를 반영하여 한국측의 재정지원 조건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주본분관은 이번 본대학의 일본-한국학과 설치를 계기로 한국학 분야가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학의 독립 설치를 위해 향후 대학측과 더욱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한다.



자료제공: 주독한국대사관 본 분관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