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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 연세대학교졸 토목전공, 전산 부전공 - SK C&C 근무 - KAIST 전산과 대학원졸, 컴퓨터 구조 연구실 - 현재 영국 NOKIA Device R&D에서 Symbian OS 개발 유로저널: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해외 취업, 그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 취업은 해외에서 유학 중인, 또 한국에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그런 만큼 오늘 김동성 님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유익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김동성: 네, 제 이야기를 이렇게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저 자신이 완성되지 않은 진행형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제 이야기를 통해 다른 분들께 유익한 정보나 동기부여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로저널: 먼저 한국에서의 이력, 경력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고, 어떤 경로로 현재 영국 노키아에서 근무하게 되셨는지 들려주세요. 김동성: 네, 저는 한국에서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고, 군 제대 후 전산을 부전공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SK C&C에 입사하여 3년 간 근무했습니다. SK C&C는 대기업 SI 업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SI 업체는 보통 기업의 ERP와 같은 것들을 만들어 주고, 그 밖에도 많은 시스템 개발을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SK C&C에서 근무하면서 아무래도 제가 전산은 부전공으로 한 거라서 엔지니어임에도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시 대학원에 진학해서 OS 공부를 2년 간 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노키아의 스마트폰 OS(운영 체제)를 제작하는 Symbian(심비안)이라는 영국 업체가 한국 엔지니어들 채용에 나섰더랬는데 (이 제도는 금융위기 이후 없어졌습니다), 저는 여기에 지원하여 심비안에 입사하고 영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심비안은 노키아로 흡수, 병합되면서 현재 저는 NOKIA Device R&D에서 심비안 OS 개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원래부터 해외 취업을 목표로 하셨는지요? 김동성: 석사를 마치고서 생각은 했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 보였습니다. 특히, 해외 현지에서 학교를 졸업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제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 중 취업을 원하는 현지 국가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해도 무조건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특별히 영국이라는 국가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김동성: 원래 IT 인력들에게는 미국이 로망, 즉 꿈의 근무국가인데, 통신 IT는 의외로 영국이 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통신 IT 기업들인 ARM, 보다폰(Vodafone), 그리고 제가 입사한 심비안(Symbian)까지 모두 영국 기업들입니다. 일반 독자분들의 이해를 보다 쉽게 돕기 위해 PC 산업에 대응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ARM 은 PC의 인텔(Intel) 같은 기업으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processor)를 만드는 곳입니다. ARM의 프로세서는 현재 모바일 장치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심비안은 MS Window 같은 기업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스마트폰 OS를 만드는 회사였고, 지금은 노키아에 흡수통합되었습니다. 아이폰(iPhone)이 출시되기 전에는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했으나, 지금은 40~5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다폰은 설명할 필요 없이 세계 최대 이동 통신사고요.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휴대폰 분야에서는 영국이 제법 강국이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이 저의 영국행에 작용했습니다. 원래 모바일에 관심도 많았고, 또 대학에서 OS 공부를 했는데 한국에서는 OS 만드는 회사가 없어서 관련 분야의 일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외에 해외 경험도 해보고 싶었고, 영어도 보다 연마하고 싶었기에 여러모로 영국이 적합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이렇게 영국행을 택한 게 일종의 모험일수도 있었을 텐데요. 김동성: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다시 학업을 할 경우에는 대부분 MBA를 하는데 저는 그 때 다시 공학 대학원을 지원했으니 그것부터도 모험이었죠. 영국행의 경우 한 번뿐인 인생 한 번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모험을 시도한 면도 있습니다. (웃음) 커리어적인 면에서는 제 경력의 시작이 모바일 관련 업무였고, 저는 그 중에서도 OS를 하고 싶었고, 또 개발이 하고 싶었으니 커리어적으로 현재의 상태는 그 연장선에 머물러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그대로 무난하고 편하게 지낼 수도 있었던 것이기에 영국행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가, 안전하고 평범한 길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젊어서 더 많은 경험을 해보자고 도전을 선택했고, 지금 하고 있는 이 경험들이 훗날 제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노키아는 어떤 기업인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성: 노키아는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휴대폰 제조기업입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두 가지가 자일리톨과 노키아인데, 한국에서는 자일리톨만 유명한 것 같습니다. (웃음) 노키아는 휴대폰 외에도 통신장비도 제조하고, 지도 서비스도 제공했지만 아무래도 휴대폰이 매출에서 최고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다른 사업들을 접고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노키아는 현재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38%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2위 삼성, 3위가 LG입니다. 소니 에릭슨은 경기침체 중 다소 순위가 뒤쳐졌고요. 노키아의 장점은 저가폰에서는 당할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고가폰은 아이폰이나 삼성, LG의 제품이 인기가 있지만, 저가폰에서는 여전히 노키아가 강자입니다. 그 이유가 노키아는 원가 절감을 잘 하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동일 가격대에서는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지요. 유로저널: 노키아에서 한국의 위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어떤지요? 김동성: 다행히 노키아가 IT 업계에 속한 만큼 IT 강국인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미지도 좋습니다. 제가 입사했더니 왜 삼성, LG에 안 갔냐고 물어올 정도로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점유율에서 노키아가 38%로 1위입니다만, 2위, 3위인 삼성과 LG의 점유율을 합치면 30% 가량입니다. 이들로서는 한국의 기업들을 견제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대신 아쉬운 점은 IT 외에 한국에 대한 문화나 그 밖의 것들과 관련해서는 모르더군요. 참, 한국이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알더군요, 제게 South냐 North냐 물어보기도 했으니까요. 한국 음식도 먹어본 이들보다는 안 먹어본 이들이 더 많습니다. 한국인에 대해서는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몸이 아파도 학교에 나가면 근면, 성실의 자세를 인정받는데, 여기서는 기침하면서 회사 나오면 오히려 집에서 쉬지 왜 왔냐고 싫어합니다. 폭설이 내렸을 때도 참 다르더군요. 한국은 폭설을 뚫고 출근하면 멋지다고 인정을 받는데, 여기서는 직원 개개인의 안전을 중시해서 자택근무를 하라고 합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의 회사생활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있다면? 김동성: 한국 직장 문화에는 정이라는 것이 깔려있습니다, 직원들끼리 밥도 같이 먹고, 경조사도 챙기고. 그에 비하면 영국은 개인주의가 강하고, 자기 시간을 간섭 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 근무 종료 즈음에 어떤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정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남아서 도와주는 게 상식입니다. (물론 야근을 많이 하는 문화이기에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그런데, 영국은 자기 퇴근 스케줄에 지장이 있으면 내일 하자고 하고 일단 퇴근시간을 지킵니다. 영국은 업무 시간에는 정말 빡빡하게 일에 집중하지만 퇴근은 칼 같습니다. 대신 한국은 업무 시간에 커피도 한 잔, 담배도 한 대 태우고, 잡담도 하고, 대신 늦게까지 야근을 하지요. 놀랐던 게 직원들끼리 차 마시러 가자고 해서 키친으로 갔는데, 정말 차만 딱 만들어서 가지고 돌아와 바로 다시 일을 하더군요. 한국처럼 차를 마시면서 잠시 잡담을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여기서는 야근하는 이유가 딱 두 가지가 있다고 하더군요. 하나는 상관이 계획을 잘 못 세워서, 아니면 상관은 계획을 잘 세웠는데 본인 능력이 부족해서. 한국의 야근문화는 근무시간이 무조건 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단점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한국의 근면, 성실은 확실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필요했던 중요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언어적인 어려움, 그리고 인종차별과 같은 문제는 없었는지요? 김동성: 당연히 영어 구사에 대한 한계가 있습니다. 업무 관련해서 제가 아는 것인데도 영어가 안 돼서 동료들은 제가 모르는 줄 오해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이라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인종차별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직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공식적으로는 인종차별 예방을 철저히 하고 잇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비슷한 인종끼리 어울리는 게 사실입니다. 대신 누구든 친해지면 확실히 어울릴 기회는 많습니다. 저도 입사 초기에는 먼저 밥 같이 먹자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있거든요.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한 인종, 국가 출신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은 그야말로 개인 성격과 본인 노력 여부에 따라 제 각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직원과 관련 노키아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어떤 요소를 갖추었다고 보시는지요? 김동성: 제가 느끼기에 노키아는 재능에 따라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입니다. 한국의 상하관계와는 다른 수평관계가 자리잡고 있으며, 대화, 토론을 좋아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한국은 윗사람이 말하면 수긍해야 하지만, 여기는 그에 대한 반응이 열려있습니다. 한국은 엔지니어도 과장급이 되면 관리업무를 하려 하는데, 노키아에서는 계속 엔지니어로 그 역량을 개발시켜서 Senior(고위급) 엔지니어로 성장시켜 보다 전문 인력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도 요즘은 그런 추세로 변화하기 시작했고요. 유로저널: 영국에서 산다는 것의 장단점은? 김동성: 일단, 장점으로는 영국사람들의 여유입니다. 한국은 빨리 빨리 문화와는 참 다르더군요. 또, 한국에서는 여가를 주로 술로 해결하는데, 영국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기가 참 쉽습니다. 공원도 많고, 다양한 할 것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일단 비싼 생활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신속하고 고객 중심인 서비스에 익숙한데, 영국은 모든 게 절차이며 고객 중심이 아닙니다. 은행 업무만 봐도 한국은 몇 초면 되는 것이 여기서는 며칠씩 걸리지요. 유로저널: 한국에서 해외 취업을 향한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께. 김동성: 안정성 유지와 새로운 도전 사이의 갈등은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입니다. 결국 본인의 선택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분이라면 도전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는 오르락 내리락이 있겠지만, 일단 선택을 했으면 거기서 끝이 아니니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과적으로 도전을 선택한 분들이 얻는 게 더 많을 것입니다. 10년, 15년 전에는 해외유학이 희귀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보편화 되어있죠. 마찬가지로 10년 뒤에는 한국인들의 해외 취업이 보다 보편화되어 있을 것입니다. 유로저널: 해외 취업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주신다면. 김동성: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좋은 롤 모델(Role model)을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한국에 계시는, 해외 경험도 있으신 좋은 롤 모델이 있었습니다. 좋은 롤 모델이 있으면 미지의 세계에 하나의 이정표가 됩니다. 좋은 롤 모델 있으면 그 대상을 따라가거나 심지어 더 좋은 길을 갈 수도 있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고요. 해외취업을 고민하는 분은 해외취업에 성공한 주변의 좋은 롤 모델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그 롤 모델이 시간을 들여서 얻은 결과를 보면서 (막연하게 해외행을 떠올리기 보다는) 자신의 성향과 비교도 해보고,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시도하면 유리하겠지요. 롤 모델을 통해 몇 년 뒤에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도 대강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롤 모델과 함께 한 가지 더 조언을 드리자면, 목표를 정하고 단계마다 성취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여러 개의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우니 2~3년 뒤의 작은 목표를 하나씩 정하고 그것을 달성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최종적인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지겠지요.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 꿈이 있다면. 김동성: 저 역시 아직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진행형을 살고 있으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딛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은 엔지니어로 더 열심히 배우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지금 30대에는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경험해서 40대가 되면 그 경험을 유익하게 살리는 저만의 분야를 개척해야겠지요. 유로저널: 오늘 너무나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김동성 님의 사연을 통해 더욱 많은 한국인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해외에서 활약하게 되기를 기대해보며, 김동성 님의 멋진 꿈을 위해서도 응원하겠습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