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독일 상류층을 잡아라
이참사장 비빔밥에 담긴 동양철학 설명하며 귀족마케팅에 나서




베를린 ITB가 끝나자 마자 이참사장과 프랑크푸르트 관광공사 직원들은 여독이 풀릴 틈도 없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매우 의미있는 행사를 연이어 벌였다. 독일 상류층을 겨냥한 한국관광 및 VIP 승객 모객 홍보행사였다.

지난 3월15일과 16일 이틀간 프랑크푸르트의 유명 캐터링 업체 코흐베르크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한국관광공사와 대한항공이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사장단 또는 고위직 인사들을 초청, 기내 퍼스트클래스에 제공하는 비빔밥을 주제로 한국관광 홍보를 펼쳐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되었다.

첫날인 15일에는 주로 독일 상류층 인사들의 친목단체인 유니온클럽 프랑크푸르트 지부 회원들과 방송 언론인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초청됐다. 참석한 인사들 중에는 은행 CEO 또는 임원, 투자개발회사 CEO, 펀드매니니먼트 회사 임원 등 재계 인사들을 비롯해 독일의 대표적인 일간지FAZ의 국제부 편집장, 독일 2TV인 ZDF 편집장 등도 눈에 띠었다.

16일에는 이참사장의 고향 바트 크로이츠나흐 아드레아스 루드비히 시장과 클라우스 쉬튀데만 관광공사사장을 비롯해 바트크로이츠나흐 기업인 및 유지들과 프랑크푸르트 골프클럽 회원들이 함께 했다.

이참사장은 환영 인사말에서 "한식이 지리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한국의 토양에서 자라난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곧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과 같으므로 만일 여러분이 에너지가 떨어졌다면 한국을 방문해 지친 몸을 재충전"해보라고 관광공사 사장답게 한국방문을 권했다. 이사장은 또 한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재충전 식품으로 말린 고추만한 것이 없다며 인천공항에서 직접 사가지고 온 태양초 고추가루를 참가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어 감사의 박수를 받았다.

16일 행사장에 들린 대한항공 조현아전무는 그 동안 대한항공이 한식을 기내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연구한 결과 마침내 비빔밥이 탄생된지 13년이 됐다며 "한식의 대표음식 중에 하나인 비빔밥이 지금은 대한항공 전 노선 그리고 프리스티지 및 이코노미 등 전 클래스에 서비스되고 있고 이것을 통해 고객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일조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또 바트 크로이츠나흐 안드레아 루드비히 시장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뒤,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보이며 이것은 삼성제품인데 여기에 장착돼있는 카메라의 렌즈는 바트 크로이츠나흐의 슈나이더 회사에서 제작한 것이라면서 독일과 한국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루드비히 시장은 행사가 끝날 무렵에 이참사장을 위해 준비해 온 선물을 전하고 다시 한번 한-독 간의 변함없는 우정을 다짐했다.

의전행사 후 참석자들은 3 – 4 명씩 팀을 배정받아 모두 앞치마를 두루고 시연장으로 향했다. 이참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찰스 무터 대한항공 수석조리사의 설명에 따라 진행된 비빔밥 만들기는 요리하기를 즐기는 독일인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행사였다.

참가자들 거의 모두가 즐겁게 적극적으로 요리에 참여했으며 특히 잘된 작품을 선정해 1등부터 3등까지 시상한다고 하자 맛과 색 그리고 데코레이션까지 신경쓰며 매우 진지하게 요리에 임했다.

조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참사장은 비빔밥에는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이 들어있음을 주지시키며 수(水), 금(金), 지(地), 화(火), 토(土) 오행에 대해 서양인들이 알아듣기 쉽게 짧고 명료하게 강의했다. 이 다섯가지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 물질들로서 예를 들어 수(물)의 맛은 짠맛이며 색은 검은색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요소들이 서로 상생할 때 큰 에너지가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비빔밥이야말로 오행으로 구성된 건강식이므로 먹고 나면 바로 큰 힘이 나온다며 링(Ohrring)테스트로 시험해보자고 제안하자 참가자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재밌어 했다. 독일인들은 이날 생전 처음 듣는 동양의 신비로운 음식철학과 그 효능에 호기심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며 이참사장의 설명에 탄성을 지르는 이들도 많았다.

비빔밥이 독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그리 오래 걸지지 않았다. 기자가 인터뷰한 독일인 참가자들은 거의 모두 "맛있다", "환상적이다", "레시피를 받아가서 집에서 꼭 다시 만들어 보겠다", 등등의 반응을 보였으며 비빔밥이 맛있고 만들기도 재밌고 또 훌륭한 건강식이라는 데에 이의가 없었다.

이번 로열마케팅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한항공 항공권 추첨. 이 항공권은 동남아시아와 하와이를 다녀올 수 있는 일등석 티켓이었다. 15일에는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의 아들 발터 콜씨에게 행운이 돌아갔다. 16일에는 루드비히 바트 크로이츠나흐 시장이 추첨했으며, 당첨자는 프랑크푸르트 골프클럽 회원 모니카 헤르만-심쉬씨였다. 예상 행선지를 알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 모두 주저하지 않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이틀간 열린 비빔밥 귀족마케팅 행사에 참석해 한식을 접한 독일인들은 오는 4-5월경 첫 그룹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VIP 관광단은 한식은 물론 한국의 문화 체험 그리고 세계 최강의 한국  IT 산업체들을 방문하게 된다. 6월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관광박람회에 바트 크로이츠나흐 시가 부스를 설치하고 30 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바트 크로이츠나흐 시로서도 한국에 자신들의 관광상품을 소개하고 고객을 유치사업을 벌일 필요를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관광에도 참여해 현재 양국 관광사업단들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광공사가 예상하기로는 독일 상류층 인사들이 올해 안으로 70 여명이 한국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