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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3 07:38
세기를 거슬러 떠나보는 유로 건축 여행 20선- (1) 벨기에가 나은 아르누보의 거장 빅토르 호르타와 그의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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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거슬러 떠나보는 유로 건축 여행 20선 (1) 벨기에가 나은 아르누보의 거장 빅토르 호르타와 그의 뮤지엄 파리를 상징하는 공공건축물과 시설물들 중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20세기 초에 철과 유리로 수려하게 디자인된 유명한 메트로 스테이션 입구가 있다. 화려한 곡선과 장식적인 요소들이 주를 이뤘던 예술 사조, 아르누보를 대표했던 프랑스 건축가 헥터 기마드 (Hectar Guimard)가 디자인한 공공시설물로 그에게 유명세를 안겼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인물이 바로 당시 벨기에 출신 건축가 빅토르 호르타 (Victor Horta)였는데 브뤄셀를 여행하던 헥터는 빅토르가 지리학 교수였던 에밀 타셀을 위해 설계한 현재의 타셀 호텔을 보고 아르누보 스타일에 푹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1894년에 지어진 타셀 호텔은 매혹적인 색채와 곡선으로 처리한 호텔 입구와 주 계단이 장관인 아르누보 건축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건축물이다. 빅토르 호르타는 벨기에 겐트에 있는 아트스쿨에서 건축 공부를 마치고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파리 몽마르트의 한 건축가 사무실에서 실무를 시작하며 철과 유리를 이용한 디자인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그의 건물들을 살펴보면 실내에 대부분 절정을 이루는 공간에서는 주물로 뜬 우아한 곡선과 색채를 입은 불투명한 유리들이 사용되어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벨기에 대광장에서 남쪽으로 1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호르타 뮤지엄은 1901년에 빅토르 자신의 거처와 스튜디오로 지은 건물이었다. 아르누보 건축가들에게 건물 파사드는 일종의 미술품으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론 미술가들과 장인들을 참여시켜 하나의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는데 호르타 뮤지엄 입면은 의외로 절제된 느낌을 준다. 아마도 내면을 더 우아하게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 절제가 아니었을까 혼자 상상해본다.
황동판에 호르타 뮤지엄이라 새겨있는 문을 열고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목재 바닥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이런 나무 물결은 내부 깊숙이까지 이어진다. 입구 주변에 설치된 옷걸이, 거울 하나하나가 전형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이다. 램프, 문 프레임, 창문 프레임 등 어디 하나 미니멀한 구석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리석이 깔린 계단실에 들어서면 한 겨울에는 냉한 기분이 들까 걱정도 되지만 카펫 덮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집 주인의 포근한 배려가 느껴진다. 빅토르가 지인을 제일 꼭대기 층에 위치한 게스트 룸으로 안내하기 위해 이 계단을 앞장 서 올랐을 것이다. 이 박물관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본래 빅토르 자신의 일상과 업무를 위해 기능적으로 디자인, 치장된 하우스 겸 스튜디오였다. 침실 벽에 붙박이 형식으로 소변기를 달아 놓은 것만 봐도 얼마나 철저히 기능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천창을 받들고 있는 벽은 금빛이며 꽃무늬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나뭇가지 모양을 한 금빛 기둥 위에 걸 터 앉은 듯 한 램프들의 화려한 뒤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계단실 상부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이는 광경은 금빛에서 차츰 파스텔 톤의 녹색과 핑크 빛의 분위기로 전환되고 중간 중간 보이는 문의 경첩, 손잡이들은 모두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되어 있다. 빅토르는 집안의 벽시계까지 디자인 할 정도로 이 곳에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었던 만큼 그의 타고난 예술적 능력과 공간적 철학을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브뤄셀은 EU의 홈이라는 사실 외에는 딱히 알려진 게 없다. 그래서 더더욱 브뤄셀을 방문할 일이 있으면 꼭 한 번 빅토르의 건물들을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인터넷에 떠 다니는 빅토르의 건물 이미지들은 저작권의 이유로 그 수와 질에 한계가 있고 그리고 호텔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있기에 직접 눈도장을 찍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박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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