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노인 50%, “자식 눈치 보여 재혼 결심 망설여”
최근 노인을 대상으로 한 ‘황혼 재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에 따라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년을 함께 꾸려갈 수 있는 배우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버 결혼의 수가 1990년 753명에서 2009년 2,140쌍까지 세 배가 됐으며, 여기에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사실혼까지 따지면 매년 2만 쌍의 실버 커플이 새로 탄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황혼 재혼은 가족이나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어,생각만큼 쉽지 않다. 재혼을 희망해 한 결혼 정보회사에 등록한 이미숙(가명. 61세)씨는 “다 늙은 나이에 주책이라는 자녀들의 말 한마디에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것도 숨기고 있다”며 자녀들의 눈치를 살핀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이 자사 회원 5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30대 싱글들을 대상으로 혼자된 부모의 결혼을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5.3%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만약 혼자된 부모가 재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질문에 42.1%가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으며, 반대가 30.9%, 찬성이 27%순으로 택했다.
반대로 60세 이상 싱글들 중 ‘재혼을 생각한 적’에 대해 28.5%가 긍정으로, 31.3%가 부정, 40.2%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재혼 결심 중 가장 걱정되는 것’에는 ▲자식 및 주변 사람들의 시선(45.7%) ▲ 재혼 후 생활(23.5%), ▲재산 상속 문제(17.2%), ▲건강(9.1%) ▲기타(4.5%)로 답했다.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의 한일옥 매칭 팀장은 “자식이 성장하여 더 이상 부모의 손길을 원하지 않을 때, 자신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다고 느껴지는 순간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며 “활동적인 분들은 문화센터 등을 통해 취미 생활을 갖긴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일 뿐 집에 들어오면 쓸쓸함을 많이 느끼며, 또 자식들이 가정을 꾸려 나가서 살 때도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레드힐스 선우용여 대표는 “아직까지 자식의 눈치나 남의 이목에 신경을 쓰느라 재혼을 쉽사리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꼭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남은 인생을 즐겁게 즐기는데 같이 하는 벗을 찾아드린다는 개념으로 가족이, 사회가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urojournal16@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