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국립도서관 외규장각 의궤, 감격의 귀환
조선왕실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외규장각의궤가 4월 14일(목) 오후 2시에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145년만에 돌아왔다.
귀향길에 오른 외규장각의궤는 삼엄한 보안 속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지 1시간 만에 드디어 제 집이 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운반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되었던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오는 것은 G20정상회의 기간 중인 2010년 11월 12일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한·불 정상간의 합의 이후 2011년 2월 7일 박흥신 주불 한국대사와 프랑스 외교부 폴 장-오르티즈(Paul Jean-Ortiz) 아시아태평양 국장 간의 “정부 합의문” 발표가 있었고, 2011년 3월 16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과 프랑스 국립도서관(관장 브뤼노 라신)간에 구체적 이관 실행을 위한 “약정서”가 체결된 바 있다.
그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었던 외규장각 의궤는 4월 14일부터 5월 27일까지 4차례에 걸쳐 297권 전체가 돌아오게 되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이관될 예정이다.
의궤란 조선시대 왕실의 각종 행사를 그림 중심으로 기록한 문서를 뜻한다. 조선 왕실에서 주관한 행사의 모든 과정을 기록한 일종의 보고서인 셈이다. 의궤는 그 보관된 장소에 따라 규장각의궤, 외규장각의궤, 장서각의궤로 나눠지는데 국내외에 4,025권이 남아있다. 이 중 규장각의궤와 장서각의궤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현재 의궤들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 국립중앙박물관 등 여러 기관들이 나눠서 보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는 왕들이 보던 어람용으로 그 가치가 높다. 5년마다 갱신하는 대여방식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외규장각의궤가 돌아왔다는 점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역사적인 일이다.
외규장각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침략군에의해 약탈되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오다가 1979년, 프랑스에 체류하면서 비정규직으로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서 일을 근무중이던 박병선 박사에의해 발견되어 한국에 알려지면서 1991년 한국 정부가 프랑스에 공식적으로 외규장각의궤 반환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길고 긴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한국의 시민단체가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들은 반환에 반발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담을 통해 외규장각의궤 반환문제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도서관 사서들이 반발하고 한국에서는 대여 방식이라는 점에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지만, 이번 외규장각의궤의귀환은 한불 관계에 획을 그을만한 역사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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