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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19:37
모난 돌, 둥근 돌
조회 수 5497 추천 수 0 댓글 0
모난 돌이 오랜 세월 산골짜기를 흐르는 물에 시달리기도 하고 모난 돌끼리 부딪치다 보면 모가 깎여서 둥근 조약돌이 됩니다. 모가 클수록, 모가 많을수록 많이 시달립니다. 바닷가 모난 돌도 끊임없이 파도에 씻기고 서로 부딪치다 보면 둥근 자갈이 됩니다. 채석장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서 채취한 돌덩이는 모나고 거칠어서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레미콘 같은 큰 통에 모난 돌덩이를 넣고 이십사 시간 며칠이고 돌립니다. 그러면 모난 돌덩이끼리 부딪쳐 깨지고 깨져서 둥근 돌덩이가 됩니다. 마치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여나간 자연석처럼 되어 비싼 값에 팔려서 무른 돌은 쉽게 깎여나가서 물살에 덜 시달리지만 단단한 돌은 쉽게 깎여나가지 않기 때문에 물살에 더 시달립니다. 단단한 돌은 물살에 저항하다가 큰물이 지면 물살에 휩쓸려 구르면서 이리저리 부딪쳐서 조각조각 깨집니다. 별로 쓸모 없는 잔 돌이 됩니다. 사람도 누구나 모가 나 있습니다. 모난 사람은 세상 일에 부대끼고 이 사람 저 사람과 부딪치느라 세상살이가 어렵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에 시달리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과 부딪쳐 가면서(세상풍파 - 世上風波를 겪으면서) 모난 성질이 없어지고 둥근 성질로 바뀝니다. 둥글어진 만큼 세상 일과 사람과 어울리며 살게 됩니다. 사람이 가진 모는 틀입니다. 단단한 돌처럼 마음이 굳은 사람일수록(틀이 셀수록) 쉽게 깨져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세상사(世上事)나 사람과의 융화가 어렵습니다. 모난 돌이 둥근 돌이 되어도 모난 돌일 때보다는 덜 하지만 물의 부딪침은 계속됩니다. 돌이 다 깎여나가서 없어질 때까지 물살에 시달립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가진 모는 ‘나’라고 하는 틀입니다. ‘나’라고 하는 틀이 다 없어질 때까지 부딪침이 계속됩니다. 부딪침이 싫고 깨지는 아픔이 두려워 부딪침을 피한다면 모가 없어지지 않고 남게 되고 모가 있는 한 비바람과 물살이 끊임없이 부딪쳐옵니다. 그러므로 살면서 어려움(세상풍파의 부딪침)에 직면하면 피하지 말고 (남을 탓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서 자기의 틀을 찾아서 없애야 합니다. 자기의 틀이 있어서 부딪침이 오기 때문에 틀을 깨지 않으면 틀이 남아있어서 계속 부딪침에 시달리게 됩니다. 틀을 없애는 것이 지금까지 불가능했지만 마음을 다 닦으면 일체의 틀이 없어집니다. 틀이 없으면 세상과 하나로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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