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세안 개별 국가와 FTA 추진되면 한국 불리
유럽연합(EU)이 아세안(ASEAN)과 2007년부터 시작된 FTA 협상을 당초 지역대 지역의 방식을 철회하고 개별국가 간 협상으로 방향을 전환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EU가 ASEAN 회원국 간의 경제발전 수준 차이로 인해
협상을 중단하고 개별 국가와의 협상으로 정책을 바꿈에 따라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베트남, 태국이 그다음 협상대상국으로 계획되고 있다.
EU는 FTA 협상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인권 등과 같은 분야도 고려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여당 People’s Action Party가 지난 50년 동안 집권을 했으며, 최근 실시한 선거에서도 의원 수 87석 중 81석을 차지하는 등 민주주의의 수준이 낮은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잇다.
태국과 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는 EU는 지적재산권 보호, 정치 불안정, 의약품 강제인증제도 등을 고려하고 잇다. 태국의 의약품 강제인증제도는 2007년 군부집권 당시 각국의 제약회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입됐다.
아세안 국가 중 싱가포르와 EU의 FTA는 관세인하가 100% 수준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크나 그 외 국가들은 경제발전 격차와 국내적 상황을 고려해 차등적 관세인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기준 ASEAN의 대EU수출은 929억9천만 달러로 10대 수출대상국 중 1위를 차지하며 EU 제품의 대ASEAN 수입은 787억9천만 달러로 중국, 일본에 이어서 3위를 차지했다.
ASEAN 국가별 대EU 교역비중을 살펴보면, 싱가포르(28%), 말레이시아(21%), 태국(19%), 인도네시아(14%), 베트남(8%), 필리핀(6%)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품목별 교역현황을 살펴보면 ASEAN의 대EU 수입품 중 자동차를 포함한 기계 및 교통설비가 전체 수입의 55%로 가장 크며 농산품, 광물제품 등 1차 상품의 수입이 10%를 차지했다. ASEAN의 대EU 수출은 역시 기계 및 교통설비 수출이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며 1차 상품 수출이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한편, EU-ASEAN FTA가 이뤄질 경우 한국의 대EU 수출 품목 중 컴퓨터 및 관련 부품, 광학용품이 ASEAN 제품과 경합을 벌여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ASEAN 시장의 확대와 싱가포르의 발전된 서비스산업 부문의 장점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EU의 투자가 EU-ASEAN FTA를 계기로 ASEAN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