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단골,미워할 수 없는 '민폐막장녀'
요즘 드라마에는 기막힐 정도로 노골적인 대사와 막장 행동으로 주인공들을 골탕 먹이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드는 '민폐막장녀'가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욕을 먹으면서도 드라마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캐릭터는 다소 비현실적이기도 해서 시청자들에게 혈압 상승을 유발하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막장 캐릭터들의 끊임없는 방해 공작에도 주인공들이 이를 헤쳐나가는 내용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한편, 대놓고 벌이는 기막힌 막장 행각이 귀엽게 느껴질 정도이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가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민폐막장녀'들을 찾아 분석해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 '내게 거짓말을해봐'
홍수현 "네가 어떻게 잘난 남자를 만나?"
홍수현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공아정(윤은혜 분)을 질투하는 '모태여우' 유소란 역을 맡았다.
유소란은 공아정의 첫사랑 천재범(류승수분)과 결혼하며 공아정에게 '결혼 트라우마'를 안긴 인물. 유소란은 "빨리 결혼하는 것도 능력", "어떻게 아정이가 결혼을 했겠어" 등의 말로 도발하며 공아정이 '결혼했다'는 거짓말을 하게 만든다.
동창모임에서 공아정이 월드호텔 CEO 현기준(강지환 분)과 결혼했다는 소문을 들은 유소란은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감추지 못하다가,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난 공아정에게 "너 나한테 질투나서 거짓말 한거지"라며 "네가 나보다 못한 남자를 만나는 건 우주의 법칙이고 세상의 질서"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문화관광부 5급 공무원인 공아정이 자신보다 못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세상의 질서라고 우기는 유소란은 국보급 뻔뻔함으로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러나 겉으로는 자랑스러워하는 남편 천재범의 외도에 전전긍긍하며 속을 태우는 모습에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랑스러운 웬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 KBS 2TV 월화드라마 '동안미녀'
오연서, "넌 천상 계약직 팔자인가봐"
오연서는 '동안미녀'에서 언니 이소영(장나라 분)을 사사건건 위기에 빠뜨리는 '막장동생' 이소진 역을 맡았다.
이소진은 명품 가방 때문에 언니 이소영을 신용불량자로 만들고, 이소영이 겨우 취직한 수선집에서 옷을 훔치며 언니를 도둑으로 몰아 해고당하게 만든다. 나이 제한에 신용불량자 멍에까지 뒤집어 쓴 이소영은 결국 동생의 이름으로 겨우 회사를 다니게 됐다.
그러나 이소진은 상금 때문에 언니의 디자인을 훔쳐 언니의 이름으로 공모전에 응모하고, 대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기막혀 하는 언니에게 이소진은 "솔직히 나 아니었으면 이런 상을 어떻게 받겠냐, 영광인 줄 알라"며 "억울하면 진짜 이소영이라고 다 까"라고 언니를 약올리고,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하느냐"고 말하는 언니에게 "그냥 국으로 가만있다가 응모했으면 디자이너 되는 건데. 넌 천상 계약직 팔자인가보다"라고 뻔뻔하게 독설을 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
이숙,"기생 안 해? 꼭지를 돌게 만들어버릴 것"
이숙은 '신기생뎐'에서 단사란(임수향분)의 계모 지화자 역을 맡았다. 지화자는 단사란이 부잣집 아들 아다모(성훈 분)와 만나는 것을 알고 꿈에 부풀지만 두 사람이 헤어진 뒤 크게 낙담한다. 부용각 주방에 취직한 지화자는 기생이 되면 큰 돈을 벌 수 있음을 알고 단사란을 부용각에 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단사란이 기생 되는 것을 거부하자 지화자는 홧병으로 드러눕는가 하면, 갖가지 유치한 방법으로 단사란을 괴롭힌다.
아무리 계모라지만 엄마가 딸에게 기생 노릇을 강요하는 기가 막히는 막장 설정에 시청자들은 "나중에 천벌을 받아서 똑같이 죽는 것 아니냐" 면서 단단히 뿔이났다.
홧병을 불러 일으키지만 동시에 드라마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막장민폐녀 캐릭터들. 이들이 벌일 앞으로의 좌충우돌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