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던 인도경제를 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인도의 2010년 구매력평가기준(PPP) 국내총생산(GDP)은 4.1조 달러로 미국(14.1조), 중국(9.9조), 일본(4.3조)에 이어 세계 4위다. 시티은행 글로벌리서치그룹은 지난 2월 장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2050년경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인구증가율, 저축률과 투자율, 국민교육 확대로 양성될 저임금의 풍부한 젊은 노동력 등이 반영된 전망이다.
거대시장 인도의 성장세는 교역규모 증가를 통해서도 감지된다. 수입규모는 최근 10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했다. 2000년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입 비중은 0.8%로 26위였다. 이후 매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09년에는 2%까지 상승, 14위를 기록했다. 비록 규모에 있어서는 중국의 4분의 1, 일본의 절반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2.6%에는 바짝 다가서 있다. 지난 10년간 수입의 연평균증가율은 같은 기간 세계 증가율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큰 폭의 수입 증가 이유는 빠른 경제성장과 소득증가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구소비재 경우 급증하는 국내수요를 충당하기엔 아직 자국 제조기업들만으로는 자체 공급능력이 부족해 수입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BMI)은 인도 소매(Retail)시장 규모가 올해 약 4천 2백억 달러에서 2015년 9천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킨지(McKinsey)도 2025년 인도가 독일을 제치고 세계 5위의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소비시장의 빅뱅이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를 가능케 한 인도 경제 성장의 분기점은 2003년이다. 1991년 외환위기를 맞은 이후 2003년까지 연평균성장률 5.2%를 기록하던 인도 경제는 2003년 이후 지난 해까지 연평균 8.6%의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해 오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율이 크게 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0년에만 하더라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중국(945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448달러였다. 글로벌인사이트(Global Insight)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400백 달러에서 500백 달러가 되는 데에는 약 7년(1996년~2003년)이 걸렸다. 하지만 2003년 이후에는 매년 1백 달러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에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1,351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15년에는 2,57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LG 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이에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의 엄청난 시장잠재력, 우수하고 값싼 노동력, 빠른 성장성 등 기회 측면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하면서 인도를 향한 진출러시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특히 마케팅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지역적으로 워낙 넓고 제품 성능과 기능의 차별화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TV 보급률은 낮고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0-30대 연령층이 매우 두텁다는 점이 다른 국가에서와는 마케팅 전략에서 부터의 차별화를 요구하는 독특한 시장환경이다. 실제 인도에서는 정보수집에 빠른 청소년층이 부모세대의 구매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한,글로벌 기업들은 인도가 보유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바탕으로 기능성 있는 저가 상품기술을 개발하는 역혁신(Reverse Innivation) 활성화로 인도의 투자연구(R&D) 허브 기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공과대학(IIT) 입학에 떨어지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간다’는 말처럼 인도의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역량은 자타가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 매년 3백만 명의 대학졸업자 중 공학인력이 50만 명에 달한다. 미국 회계감사원(GAO)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미국에 전문직 비자(H-1B) 승인을 받은 외국인의 47%가 인도인들이고, 실리콘밸리 연구인력의 30~40%가 인도인들이다. 이 같은 우수한 연구인력의 바다 인도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도를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기지화 해 혁신제품을 개발, 양산해 내고 있다.
소비가 급증하는 거대시장 인도를 두고 글로벌 외자기업들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심화되었고, 12억 3천만명의 인구를 바탕으로하는 인도가 브릭스 국가들중에서 중국에 이어 경제 대국으로 등극이 이미 기정 사실화되면서,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 매김할 날이 멀지 않는 시기에 도래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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