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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돼지를 가리켜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반복한다’고 한다. 물론 그 두 가지만 한다면야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먹고 나서 잠을 자서가 아니라 먹고 나서 아무런 활동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수면에 초점을 맞춰 본다면, 오히려 부족한 수면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잠을 자는 동안 배고픔을 느끼지 않고 오랜 시간 잠을 잘 수 있도록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수면 중 분비된다. 하지만 수면량이 부족하면 이 렙틴의 분비량도 감소되어 오히려 렙틴과 길항작용을 하는 식욕증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가 증가하게 된다.

즉, 충분히 잠을 자면서 밤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그만큼 허기를 덜 느끼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사람은 더 많이 배고프고 식욕이 증진되는 현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김씨처럼 밤낮이 뒤바뀐 상태에서 수면이 부족한 경우라면, 밤에 야식을 먹고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수면은 부족하니 비만의 지름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후 10시부터 밤 2시는 피부에 양보해야

화질 좋은 HDTV와 DSLR 등 얼굴의 작은 모공 하나하나 선명하게 보여주는 첨단 기기들의 홍수 속에서 매끈한 도자기 피부가 되기 위해 사람들은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화장품에 노력을 해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면 이 노력들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꼭 불면증이 없더라도 보통의 사람들도 고민이나 스트레스 혹은 업무로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고, 윤기 없이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가끔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올라오기도 한다.

사람이 잠을 잘 때 깊은 수면단계에서는 성장과 발육을 주관하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청소년기에는 주로 성장과 발육을 주관하지만 성장이 끝난 10대 후반이나 20대부터는 세포의 생성과 분열을 촉진하여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 쪽으로 그 역할이 변한다. 피부도 이 성장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미성숙한 각질세포가 피지와 함께 모공을 막아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드름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까지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 수면 중에는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대량 분비되는데, 이 멜라토닌은 피부에 작용하면 미백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면 자연스레 피부가 검게 변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장애 한방클리닉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건강과 피부를 생각한다면 적정한 시간 동안 양질의 잠을 자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한 시간이므로 거칠고 칙칙한 피부가 걱정이라면 이 시간에는 잠을 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잠이 피부를 좋게 하고 식욕을 억제한다고 해서 너무 긴 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허 원장은 " 너무 오래 잠을 자면 수면의 깊이가 얕아져 깊은 수면단계에서 나오는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전신근육의 운동이 부족해져 혈액순환이 늦어지고 부종이 생긴다. 즉  오랫동안 잠을 자면 피부의 피지선 및 땀샘의 분비가 줄어들어 유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지성피부로 바뀌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urojournal1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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