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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급증이 세계 경제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게다가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위한 백악관과 공화당의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등 신용평가기관들이 연이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전체 정부(연방+지방)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올해 10.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데다가, 지난해 말 13조4190억달러로 GDP의 91.6%에 달했던 미국 정부 총부채는 2015년 말에는 미국 GDP의 109.4%에 해당하는 19조68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총부채(공공채무)는 미 정부 지급보증 한도인 14조3천억 달러에 도달했다. 의회 승인을 거쳐 한도액을 늘리지 않으면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정부가 매입할 수 없는 일시적 채무불이행과 정부 활동이 멈추는‘정부 폐쇄’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한도 확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깊다.


812-국제 6 사진.jpg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은 재정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건강보험 및 사회보장부문 지출 삭감을 최소화하는 대신 부유층 중심의 세수증대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대로 공화당은 세수 증대는 최소화하고 대신 건강보험 및 사회보장부문 지출을 대폭 삭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채무 한도 확대를 두고 갈등을 빚는 배경이다.


피치는 8일 미국 의회가 국가 부채 증액 시한인 8월 초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현재 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달 초와 지난 4월 각각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한 바 있다.  
피치는 이날 “세계 최대 차입국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들어가게 되면 지금도 취약한 미국과 세계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특히 ‘제한적 디폴트(일시적 또는 특정 국채에만 적용되는 디폴트)’를 거론하는 등 가장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경고를 보냈다.


디폴트가 발생하면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미 국채금리가 뛰어오른다. 그만큼 정부의 이자부담은 증가하고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하게 된다.


 피치는 1차로 “8월2일로 만기가 되는 300억달러어치의 국채가 상환되지 않을 경우 미국 신용등급을 ‘부정적 감시대상’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채의 등급을 AAA에서 ‘투기’ 수준인 B+로 한 번에 13단계나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피치는 이어 15일 270억달러 국채 상환과 250억달러 쿠폰(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미국 국채의 등급을 B+로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위안강밍 연구원은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정치적 카드’를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 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도 “중국은 1조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불장난을 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유로저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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