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반기 수출 증가율, 中 제치고 세계 1위
올해 무역 1조달러 확실, 英·佛·日 등 선진국보다 7년 빨리 달성
<표: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 전재>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세계 수출대국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올해 말에는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해졌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이 2754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4% 늘었다. 수입은 26.6% 증가한 2580억 달러로, 상반기에만 174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유가 상승, 유럽 재정위기, 중동 사태 등 대외여건이 불안한데도 수출이 견조하게 늘아난 것이다.
상반기 수출의 경우 선진국과 신흥국 수출이 골고루 증가하고 석유제품·선박·자동차 등 주요품목도 원활한 수출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지경부는 평가했다. 다만 컴퓨터·IT제품은 다소 수출상승세가 둔화됐다.
상반기 품목별 수출동향으로는 석유제품이 가장 높은 71.8%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철강제품(31.4%), 일반기계(30.4%), 선박(29.5%), 석유화학(25.8%), 자동차(25.1%), 자동차부품(24.8%), 섬유류(22.3%), 무선통신기기(13.4%) 등이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뒤이어 가전(4.6%), 반도체(3.9%), 액정디바이스(-4.8%), 컴퓨터(-7.8%) 순으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총 무역액은 5334억 달러를 기록해 이와같은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올해 11월 말경에 연말 목표였던 무역 1 조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올해 초 전망한 수출입 목표치(수출 5,130억달러, 수입 4,880억달러, 무역흑자 250억달러)를 수출 5,570억달러, 수입 5,280억달러, 무역흑자 290억달러로 모두 상향 조정했다.
무역 1 조달러 시대의 개막은 현대차가 미국에 엑셀 자동차를 한창 수출하던 1988년 무역 1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23년 만에 일궈낸 것이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오징어와 중석(텅스텐)을 중국과 일본 단 두 나라에 연간 350만달러를 수출시작한 이래 65년만에 약 3만 배의 증가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 해 이미 영국과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을 앞질러 세계 7 위국에 등극했고, 올해 수출입을 합한 전체 무역액 규모에서는 미국,중국,독일,일본,프랑스,네덜란드,영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선진국뿐 아니라 러시아,브라질,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수출이 50% 이상씩 급증하면서, 올해 4월 현재 작년 대비 수출 증가율도 27.9%로 세계 최대의 수출대국인 중국(27.4%)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은 특히 조선·중공업(세계 점유율 1위), 반도체(세계 2위), 휴대폰(세계 2위), 자동차(세계 5위), 철강(세계 6위) 등 첨단 제품은 물론, 플라스틱·화학 같은 소재·부품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깡통을 두드려 편 뒤 사각으로 조립해 만든 차'라는 조롱 속에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5대를 수출한 지 35년만에, 그리고 1986년 '일회용 차'라는 조롱 속에 미국 시장에 수출한 지 25년만인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벤츠와 BMW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를 제치고 GM·포드에 이어 시장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업체들로부터'한국 휴대폰이 세계 시장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것'이라고 조소를 받으면서 1997년 사상 처음으로 홍콩에 휴대폰 2개 모델을 수출한 지 14년만에 매년 4억대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팔면서 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한국의 수출은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으로 부품 수출이 급증하면서 대(對)중국 수출 작년 한 해동안에만도 1168억달러(약 125조원)로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했으며, 무역 수지 흑자면에서도 무려 528.4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비약적 성장세의 근간이 되고 있다.
지난 해 무역 수지 흑자국 2 위인 홍콩(230 억달러)과 중국에서 무역 흑자는 총 758 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나머지 15개 나라에서 얻은 흑자 규모 57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덕분에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 한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 동남아 경상수지 흑자 역시 지난 해 한 해동안에 329.5억달러, 대 중남미 156.0억달러로 크게 확대되었으나, 미국 경상수지(63.7억달러)와 대 EU 경상수지(18.6억달러)로 축소되었다.
하지만,대 일본 경상수지는 적자규모가 2009년 238.5억달러에 비해 94.1억달러 확대된 332.5억달러를 기록했고, 대 중동 경상수지는 원유수입이 증가하여 적자규모가 2009년 281.7억달러에 비해 184.9억달러 늘어난 466.5억달러를 기록했다.2010년중 공표대상 40개 국가중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나타낸 국가는 17개국인 반면 적자를 기록한 국가는 23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무는 "한국 제조업은 소재·부품·완성품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수직계열화가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한국 플라스틱 합성수지와 반도체, 기계부품 등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와 TV·스마트폰 같은 완성품도 단기간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은 "무역 1조달러 돌파로 한국의 제품들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좋아진 한국의 이미지가 다시 제품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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