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FTA,양국 약 15000 개 품목 관세 즉시 철폐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이 8월 1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발효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7번째 FTA 상대국으로, 남미 지역에서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 자유무역 시장이 된다. 작년에 중남미 국가 중 최고인 8.6 %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페루는 최근 뜨는 신흥시장 중 하나다.
한·페루 FTA는 자원 부국인 페루와의 에너지·자원 협력 강화와 함께 칠레에 이어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남미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페루시장에서 경쟁국 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유리한 경쟁·투자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위한 역외가공 조항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져 플라스틱, 고무, 철강, 가전, 시계, 가구 등이 혜택을 받게 됐다.
이번 한·페루 FTA 협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커피와 설탕, 광물 등 1만44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10년 이내에 페루에서 수입되는 나머지 536개 품목의 관세도 철폐된다.
페루에서는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총 7286개 품목의 관세가 10년 내로 모두 철폐된다.
페루산 동광 및 니켈광 등 주요 광물과 승용차,자전거,타이어,견사,커피,설탕(원당) 등 1만44개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또 아스파라거스(신선냉장),아보카도우(신선건조),스키,파스타 등 223개 품목은 3년 이내에, 포도주,스웨터(면제),코르크,바나나 등 609개 품목은 5년 이내 관세가 없어진다.
페루에서는 한국산 대형 승용차(일부),TV,자동차부품,화물자동차,타이어 등 5001개 품목은 관세가 즉시 없어지며, 면도기,이발기,항공기엔진 등 58개 품목은 3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또 중형 승용차(일부),의료위생용품,인삼 등 934개 품목은 5년 내로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시행령에서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닭고기,오리고기,체더치즈,무당연유,천연꿀,맨더린,콩류 등 7개 품목이 일정 물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경우 특별긴급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가령 페루산 닭고기는 협정 발효 1년차에 수입물량이 연간 4361톤을 초과하는 경우, 협정세율 16.2%보다 높은 특별긴급관세 18.0%가 자동적으로 부과된다.
특별긴급관세는 기준이 충족되면 자동적으로 부과돼 국내 산업에 대한 피해조사가 이뤄진 후 부과되는 일반긴급관세보다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재정부는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페루 FTA의 발효로 대페루 수출은 단기적으로 약 67 %, 장기적으로 약 89 %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페루로부터의 수입은 단기 14 %, 장기 17 %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 인하 효과로 페루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 및 현행 관세율이 높은 세탁기·냉장고, 섬유직물염료, 자동차 배터리, 중장비 부품, TV, 컴퓨터, 플라스틱제품, 의약품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페루 수입액의 92%를 차지하는 아연광, 동광, 철광 등 광산물은 이미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어 시장개방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정부측 예상이다.
■ 페루, 천연자원 풍부하고 신흥시장으로 부상중
페루는 우리나라와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칠레와 에콰도르 사이에 있는 남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국가로, 국토 면적은 남한의 13배인 128만㎢, 인구는 2918만명이며 작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5172달러의 개발도상국이다.
페루는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금 매장량은 1400톤으로 세계 11번째이고 동(6000만톤), 아연(1800만톤), 은(3만6000톤), 주석(7억1000만톤) 등이 대표적인 광물 자원이다.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은 11억배럴, 3400억㎥로 세계 40위권이나 우리 기업의 투자진출 중요도면에서는 세계 5위권이다
페루는 최근 FTA와 같은 시장개방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투자 및 관광객 유치, 수출시장 확대, 고용 및 생산성 증대, 산업고도화 등을 꾀하고 있다. 덕분에 페루 경제는 최근 5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7.2%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8.6% 성장해 중남미 국가중 최고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19억8천만달러, 수출이 9억4천만달러, 수입이 10억4천만달러로 1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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