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만사 담은 ‘직장인 신조어’,직장인들 애환 담아
직장인 신조어는 요즘을 사는 직장인들의 생활과 애환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신조어를 정리했다.
# 월급루팡
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은 월급도둑, 월급잉여 등으로 표현하지만 여기에 도둑의 대명사인 ‘루팡’을 활용하기도 하는 것. 의미와는 맞지 않는 귀여운 어감 덕분에 20~30대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다. 이러한 월급루팡은 실제로 기업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인크루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3.3%는 회사에 일한 것보다 월급을 더 받는 월급도둑, 월급루팡이 있다고 밝혔다. 월급루팡의 주된 행태에는 ‘하는 일도 없으면서 바쁜 척 하기’ ‘업무 중에 딴짓 하기’ ‘자신의 업무를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미루기’ 등이 있었다.
# 월급로그인, 월급로그아웃
인터넷 사이트에서 로그인, 로그아웃을 하는 것처럼 월급이 통장에 순식간에 들어왔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이곳 저곳 쓸 데가 많지만 월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부족한 월급은 카드 값을 갚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보통인데 직장인들이, 이러한 현실을 ‘월급이 로그인·로그아웃했다’고 허탈하게 표현하는 것. 여기에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카드사와 통신사가 지난 달 사용료를 인출하는 행위는 ‘퍼가요~’ 라는 웃지 못할 메시지로 표현되곤 한다. ‘퍼가요’는 다름아닌 타인의 SNS에서 게시물을 스크랩할 때 주로 쓰는 메시지. 로그인 되자마자 여러 곳에서 퍼가고, 결국 금세 로그아웃 되는 서글픈 월급이다. 참고로 인크루트가 조사한 ‘직장인의 월급이 바닥나는 기간’은 평균 17일이었다. 월급이 로그인한 지 고작 17일만에 로그아웃하는 것이다.
직장인 96%, 드라마 속 직장인 애환 “내 얘기네!”
직장인의 대다수가 드라마 속 직장인의 모습에 공감(96%)하고 있는 것으로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났다.
반
면, 공감하지 못하는 드라마 속 직장인의 모습(복수응답)으로는 ‘외제차, 명품 등 통 큰 씀씀이(49.7%)’가 가장 많았고
이어
‘신입사원의 핵심 프로젝트 진행’과 ‘자유로운 연차, 휴가 사용’이 각각 40.5%, 39.7%였다.
뒤이어 ▲억대연봉(39%)
▲대박 아이디어의 봇물(38.4%) ▲고속승진(37.8%) ▲호화로운 사무실 인테리어(37.8%) ▲업무 중 잦은 외출(36%)
▲꽃미남, 꽃미녀 동료(35%) ▲화려한 패션(31.7%) ▲칼퇴근(30.4%) ▲잦은 해외출장(25.2%) 등의 순이었다.
<표:통계로 말하는 Datanews.co.kr 전재>
# 회의(會議)주의자
보통 회의주의자라 하면 모든 것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즉 매사에 의심을 품고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회의는 의심을 품는다는 뜻의 회의(懷疑)가 아닌, 여럿이 모여 의논한다는 뜻의 회의(會議)이다. 즉 틈만 나면 별 의미 없이 미팅을 소집하는 상사나 선배직원들을 ‘회의주의자’라고 비꼬아 부르는 것. 보통 상사의 뜻대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은 회의(會議)에 회의(懷疑)를 느끼는 직장인이 많은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5.7%는 직장 내 회의가 결국 상사 의견대로 결론이 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오피스브런치족(族)
브런치는 블랙퍼스트(Breakfast)와 런치(Lunch)의 합성어로, 우리 말로는 ‘이른 점심식사’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 오피스브런치족은 그러한 브런치를 사무실에서 즐기는 직장인들을 이르는 말이다. 바쁜 아침, 끼니를 거를 수 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간단한 아침식사 거리를 사서 출근하지만, 정작 출근 직후에는 업무 때문에 손을 대지 못하다가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본의 아니게 사무실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것. 단 책상 위에서 금방 해결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주 메뉴는 김밥과 샌드위치, 베이글 등이 차지하고 있다.
# 코피스족(族)
코피스는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로, 코피스족은 커피전문점에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을 이용해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을 말한다. 즉 커피전문점을 사무실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커피전문점은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많은 곳이 무선인터넷을 갖추고 있고, 상사나 동료가 지켜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업무의 장소로 인기가 많다. 특히 최근의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이러한 코피스족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유로저널 방창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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