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우리 경제 영향 크지 않을 듯
미국 경제 침체로 유럽재정위기 심화·확대시키면 금융시장 재충격에 선진국 경제 동반 더블딥으로 수출 어려움 불가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금융시장 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스런 상황이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그룹 기획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22개 그룹 중 16개 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금융시장은 단기간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개 그룹은 “금융시장의 위기와 함께, 실물경제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응답하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 변화 전망과 관련하여서는, 현재수준(1,050~1,100원)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12개 그룹으로 가장 많았고, 6개 그룹은
다소 상승(1,100원~1,150원)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조만간 하락추세로 복귀(1,000원~1,050원)할 것이라는 응답은 4개 그룹에서 나타났다.
환율수준 변화 등으로 인해 연초의 사업계획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그룹(21개 그룹)들이 “당초의 사업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 중”에 있다는 그룹은 1개에 불과하였다.
향후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22개 그룹 중 14개 그룹은 “영향이 없거나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어도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8개 그룹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전경련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수출이 다소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그동안 우리 경제의 수출선이 다변화되었고, 수출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되어, 대부분의 그룹들이 연초에 계획한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입지를 오히려 확고히 한 사례가 많이 있으므로,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대비해 나가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실물 경제 부정적인 영향 파급
한편,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국내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영향으로 금융시장들이 큰 영향을 받아 미국내 생산 부진으로 전이되어 투자와 고용이 회복되지 못하고 다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 미국 내에 그치게 되어 미국 경제가 일정 부분 침체되지만 자생적인 복원력을 통해 일정 기간 이후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침체가 금융시장을 통해 유럽재정위기를 심화·확대시키고 이는 다시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하면서 선진국 경제가 동반 더블딥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 선진국의 수요 위축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개도국들도 동반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미 7월 전망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와 같이 미국 경제의 경기 하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 국가 신용등급의 하향조정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선진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국내 주력 수출산업의 수출 시장 의존도(총수출/생산)를 분석해 보면 우리 주력 수출산업들중 조선(85.2%), IT(65.0%) 등의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이고, 다음으로 건설(48.3%), 자동차(37.9%), 기계(32.7%), 화학(30.9%) 등의 순이며 철강(15.4%)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선진국 수출 시장 의존도(OECD수출/생산)는 조선(26.5%), IT(22.2%) 등이 선진국 수출 시장 의존도가 높은 데 이어 다음으로 자동차(16.0%), 기계(10.2%) 등도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철강(5.2%), 화학(4.4%), 건설(3.8%) 등은 상대적으로 선진국 의존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기계, 자동차, 철강, 화학 산업의 수출 경기 침체가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기계 산업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31.5%로 8대 업종중 가장 큰 폭의 침체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자동차(-27.5%), 철강(-22.9%), 화학(-14.5%), IT(-4.2%) 등의 수출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편 수주 산업인 조선업의 2009년 수출증가율과 해외건설수주액 증가율은 소폭 플러스 성장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2008년의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하였다.
이 보고서는 국내 주력 수출산업의 선진국 수출 비중과 금융위기 직후 주력 수출산업 경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타격이 큰 산업은 자동차, IT 등으로 판단하면서 철강, 기계, 화학 등도 선진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일정 부분 수출 경기 하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 건설(해외건설) 등 수주 산업들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진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져 개도국 경기가 크게 악화될 경우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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