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13 년만에 최악의 상태 직면
북한,금강산 체류 한국인 72시간 내 전원 철수 요구에 국민 14명ㆍ조선족 2명 모두 철수
금강산 관광이 게재된 13 년만에 최대의 고비를 맞으면서 향후 전망도 더욱 불분명해졌다.
금강산관광사업은 지난 98년 6월 故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가면서 시작된 사업. 북한이 현대그룹에게 금강산광광 독점권을 부여해 같은해 11월 첫 관광이 이뤄졌고,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명맥을 유지해왔던 금강산 사업은 2008년 박왕자씨가 북한의 피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3년째 중단됐다.
지난달 29일에는 북측은 재산권 정리방안을 만들어 3주안에 제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재산권 포기로 간주하고 실천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북측은 지난 22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권에 대한 실제적인 법적 처분을 단행할 것'이라며 '현지 체류인원은 72시간 안에 모두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에따라 23일 오전 금강산 지구 내 주로 시설관리 등을 담당한 현대아산, 에머슨퍼시픽 관계자 등 우리 국민 14명과 조선족 2명 등 16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모두 철수함으로써, 금강산 관광사업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직원들과 함께 철수한 현대아산 이형균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은 "금강산에 근무하는 모든 인원이 철수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하루빨리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금강산을 떠난 우리 직원들이 다시 모여 일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철수하면서 평상시 관리하던 대로 시설물에 대한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 처분과 관련해 전력을 공급하는 현대아산 소유의 남측 발전기에 초병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쪽으로의 반출 또는 남측 관계자들에 의한 '불능화' 조치를 막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고성항에 발전기(1700㎾급)를 탑재한 발전차량 3대를 보유하고 있다. 발전기가 없으면 금강산지구에 전력공급이 안 돼 북측의 법적 처분 이후에도 남측 시설을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재산파손 행위 시 엄중처리하겠다는 22일 북측의 발표에 따라 현대아산 측 관계자들은 발전기에 특별한 조치를 하지 못한 채 이날 귀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북한의 `실천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국, 중국 등 제 3의 사업자와 관광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북한은 해외기업과 주요 언론매체들을 초청해 금강산특구 시범여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 기업 '대풍국제투자집단'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등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홍콩 등의 투자자와 관광회사 관계자 수십 명, 중국 동북3성 대표단을 초청해 금강산 특구를 대상으로 한 시범 여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북측이 남측 자산을 훼손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면 그에 맞춰 대응 수위를 조절할 방침이다. 또 분쟁위원회에 제소하는 것 외에 국제기구나 외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의 방안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제소대상이 되는지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북한은 관광객 피격사건이 군사지역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며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지구 모두 남한 주민에 대해 동일한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한 신변안전 보장을 하고 있는데 금강산 관광사업만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현대아산은 북한의 22일 조치에 대해 성명 발표를 통해 "현대아산의 금강산사업권과 투자기업의 재산은 피와 땀으로 이룩한 것으로,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북의 이번 조치는 받아들일수 없으며,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 관광재개만이 금번 조치의 유일한 해결책인 만큼, 지금이라도 남북당국이 조속한 관광재개를 위한 협의를 마무리한다면 곧 해결되리라고 믿는다. "고 호소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