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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08:08
무상급식, 주민투표 그리고 복지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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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 그리고 복지논쟁
실상 하위 50%에게만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이냐 아니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이냐가 핵심적인 변별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투표문구상에는 ‘전면적’이냐 ‘단계적’이냐가 더 부각되었다. 거기에 현재 교육청 안은 아예 선택지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렇게 한정된 프레임으로 시민들의 선택 자체를 제한한 것이 바로 ‘나쁜 투표’로 규정짓는 근거다.
일단 20:80 사회라던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분류기준 대신 하위 50%로 설정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차치하기로 하자. 하지만 노령연금이나, 양육수당, 의료보험 등 국가 차원의 재정도 아닌 지자체 수준의 재원에 불과한 무상급식과 관련한 갈등조차도 정치적으로 조정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의 정치적 수준은 말 다한 셈이다. 따라서 ‘무상급식’이냐 아니냐는 기준으로 바람직한 복지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
일반적으로 스웨덴의 복지 모델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알려져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이러한 복지시스템을 확립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레인(Jan-Erik Lane)은 스웨덴의 복지모델의 핵심 요인으로 3C를 제시했다. 즉, 타협(Compromise), 협력(Cooperation), 그리고 합의(Consensus)이다. 복지와 같은 첨예한 사회적 논쟁과 갈등 이슈를 정치적 공간으로 끌고 와 여야, 좌우가 타협과 합의를 통해 해결했다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권력을 가진 세력이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복지 모델은 1930년대부터 그 골격을 갖추기 시작해 1970년대에 이르러 완성됐다.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고부담, 고혜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가의 국민총생산 대비 세금 부담률이 50%를 넘고, 사회보장비 지출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2%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무조건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모델을 당장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포퓰리즘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 복지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향후 우리 사회의 과제는 한국형 복지 체제를 만들기 위한 여야 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스웨덴의 경우, 복지를 둘러싼 논쟁에서 좌우가 서로 무엇을 양보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합의를 도출했는지 심도 있게 고찰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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