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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의 실패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825-사설 사진.jpg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초부터 이번 정권을 역대 정권과 차별화하기 위해 내세운 주요한 두 가지 슬로건이 있다.


하나는 이른바 ‘747공약’으로 대변되는 경제성장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역대 어느 정권도 성공하지 못했던 ‘측근 비리 근절’이다.


틈만 나면 이 두 가지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건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

일단 747 공약은 정권 초기 강만식 사단의 허황된 목표로 귀결되었다.

다만 계속되는 세계 경제의 위기 국면을 헤쳐왔다는 점이 나름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이해해줄만한 구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측근비리 척결은 외부적 요인과는 상관없는 사안이다. 수권자의 의지와 철저한 검증시스템, 그리고 서슬같은 자기관리를 통해 원천적으로 봉쇄가 가능한 사안이 바로 측근비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정권 역시 측근 비리 근절에 성공한 최초의 정권이라는 칭호는 이미 물건너 간 듯 하다.


역대 정권에서 경험한 친인척과 측근 비리로 얼룩진 임기 말 레임덕이다.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한테 1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주말 청구됐고, 안국포럼 출신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SLS그룹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10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출국금지 조처를 받고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특히 김 전 수석은 정권 출범 때부터 대통령을 보좌해온 측근 중에 최측근이다. 비록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박씨와 수차례 골프를 쳤을 뿐만 아니라 백화점 상품권 등 금품 수수 정황이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국민들의 분노만 더 부채질할 뿐이다. 특히 온갖 불법과 비리 온상으로 얼룩진 부산저축은행 건과 관련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은 갈수록 더해질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MB)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부터 활약해 온 또다른 핵심 측근인 신재민 전 차관이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 전 차관에게 2002년부터 최근까지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현금 및 법인카드, 차량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밝힌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고, 이 회장이 직접 자필로 썼다는 A4용지 9건 분량의 문건도 공개됐다.


사실여부를 더 확인해야 하겠고, 폭로 동기도 순수하지 못하지만 이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신 전 차관이 언론사에 재직하며 매달 많게는 1천만 원까지 받았다는 내용은 같은 언론인으로서 고개를 들 수 없게 한다.


더구나 신 전 차관이 언론사를 퇴사한 뒤 이 대통령 대선캠프였던 안국포럼에 들어갔을 때에 전달됐다는 매달 수천만~1억 원의 돈은 누가 봐도 로비 성격이 짙다. 이미 검찰은 조사단계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정권 눈치를 살피느라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이런 비리는 이미 한나라당에게도 부담을 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 문제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데 연달아 터지는 비리는 자칫 민심이반을 가져올 수도 있다. 내년 12월에는 대선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여권의 고민은 더 심각해진다. 


우선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및 SLS 퇴출 저지 관련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기 바란다.


신임 한상대 총장의 검찰 개혁이 구두선이 아니라면 정권 실력자를 보호하는 ‘꼬리 자르기’로 미봉해서는 안 된다.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불법행위를 엄벌에 처하는 것이야말로 ‘정치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로 바로 서는 길이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과 측근들에 대한 '정치검찰'들의 수사 결과를 수사 시작과 동시에 이미 정확하게 예견하는 특별한 능력을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 자신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연루된 의혹은 철저하게 밝히고 더 썩은 권력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잠재되어 있는 의혹 역시 스스로 자정하고 적극적으로 환부를 도려내어야 한다.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정권 말기에 반복되는 각종 권력형 게이트는 이 대통령의 핵심 국정철학인 '공정사회'를 무색하게 하는 행위다.


남탓은 잘하면서 자기의 측근 관리에 허술하다면 이번 정권은 역대 가장 실패한 정권으로 남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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