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그랜드 바겐 제시안에 관심보여
<사진>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남북비핵화회담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이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회담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북한이 우리측이 그동안 제시해온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바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할 경우 동시에 국제사회가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일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차 남북비핵화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에 대해 남북한간 세부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워크숍에서 "1차 비핵화 회담에서 처음으로 북한에 그랜드 바겐을
공식 설명했고, 북측이 내부 협의를 거쳐 2차 비핵화 회담에서 우리측에 상당한 질문을 던졌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질문을 해왔다는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그랜드 바겐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세부 질문을 하고, 우리가 이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처음에는 그랜드 바겐을 남북간의 일로만 생각했으나, 우리측의 설명을 듣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 듯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이미 그랜드 바겐에 대해 미국과 세세한 부분까지 협의를 마쳤고, 중국·러시아·일본과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춰, 당시 2차 회담 뒤 남쪽 대표단이 “ ‘비핵화 사전조처’에 대해 한·미와 북한 사이에 접점을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며 북한의 협상 의지를 높이 산 것도 ‘그랜드 바겐’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
관심 표명에 기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당국자는 “2차 회담에서 북한이 구체적으로 비핵화
사전조처에 대한 보상이나 대가를 요구한 것은 없었다”며 “우리도 비핵화 사전조처에는 양보가 있을 수 없는
만큼, 북한이 후속 대화에서 ‘이것을 빨리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앞으로 통일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통일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한-중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의 워크숍에서 “과거 미-중관계가 괜찮으면 한반도도 그런대로
편한 반면, 갈등관계가 되면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대만에 무기 판매를 결정한 것과 천안함 침몰 및 연평도 포격 사태가 같이 얽히면서 한반도 상황이 안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9월 19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비핵화회담이 그랜드바겐(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개발을 지원한다는 구상)차원이냐는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 (북핵이 해결되면)북한이 원하는 사항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장관은 또 그랜드바겐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내용도 들어가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그것도
들어갈 수 있다"고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김성환 장관은 이어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북미관계 정상화가
북한 비핵화와 함께 진행되면 한반도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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