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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벨기에 브뤼셀 북서부 쾰켄베스크구 엘리자베스 공원에서 EU의 긴축재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한 것에 이어서, 예고된 대로 주말이었던 15일 유럽 전역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한 달 가량 전에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는 이제 유럽 및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하루 동안 유럽 전역에서 긴축정책 및 사회 양극화, 높은 실업률을 비판하는 시위들이 동시다발로 발생한 가운데, 독일의 경우 약 8천 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청사 앞에서 금융권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베를린에서도 약 만여 명의 시위대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집무실 앞에서 가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런던 금융가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앞에서 약 5천여 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수도 마드리드에 약 30만 명에 달하는 대형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으며, 이 외에도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스페인 여러 도시들에서 시위 행진이 이어졌다. 이번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그리스의 경우, 수도 아테네에서 약 2천여 명의 시위대가 정부의 재정 긴축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8일 유럽 최초로 미국 뉴욕의 시위를 이어받아 시위가 열리기 시작한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북대서양기구(NATO) 건물 앞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이 외에도 오스트리아 비엔나, 스위스 쮜리히, 노르웨이 오슬로, 포르투갈 등에서도 대대적인 시위가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의 시위들이 비교적 평화적인 시위로 진행된 것과는 달리, 이태리의 경우 폭동에 가까운 과격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극렬하게 대치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태리의 수도 로마에서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대형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으며, 시위대 일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며, 은행과 상점 유리창을 부수고, ATM 등을 파괴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태리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하여 시위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의 유독 이태리의 시위가 과격 양상을 보인 것에 대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재정 문제는 물론 각종 성추문으로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재신임에 성공한 것에 대해 이태리인들의 분노가 가중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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