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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2일 공식 사임하고 나섰다. 이날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하원에서 경제 안정화 법안이 통과되자 오후에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나 사임을 표명했으며, 나폴리타노 대통령 역시 이를 수용하면서 사임이 공식화되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2010년 예산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EU에 약속한 경제 안정화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이 발표되자 의회 바깥에서는 베를루스코니의 퇴진을 환영하는 시민들의 축제까지 벌어지면서, 그 동안 각종 스캔들로 이탈리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민심이 드러나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뒤를 이을 신임 총리로는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냈던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코니대학 총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미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을 비롯한 EU 수뇌부 및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도 새로 출범할 몬티 내각을 지지하는 발언을 전하면서 이탈리아의 새로운 출발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의 새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몬티 총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경제학자 출신으로, 이탈리아 보코니대학 졸업 후 미국 예일대에서 공부했으며, 골드만삭스의 국제고문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과거 반독점위원회 집행위원 재직 당시의 왕성한 활동으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갖기도 하는 등, 정치인인보다는 성실한 관료에 해당한다는 평을 들어 왔다. 신임 몬티 총리의 거국내각은 이르면 13일이나 14일 내로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인 경제개혁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미 몬티 총장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만나 현 재정위기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의회를 통과한 경제 안정화 방안에는 연금 개혁안을 비롯 이태리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항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만큼, 신임 몬티 총리가 이끄는 거국내각 역시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서 출발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편, 유로존 제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는 GDP의 무려 120%에 달하는 총 19천억 유로의 정부부채를 안고 있으며, 최근 국채금리가 유로존 출범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현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할 경우, 이는 프랑스를 거쳐 전 유럽의 재정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위기가 우선 프랑스로 전달되는 이유는 현재 프랑스 4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국채가 무려 530억 유로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 101억 유로보다도 무려 5배나 더 큰 규모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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