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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석 영국 프로 축구 클럽 선수와의 인터뷰
-힘든 영국 생활, 그러나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아버지 신승호(1962년 생)
어머니 유혜숙(1963년 생)
본인 은석(19세)
여동생 (17세)


한인신문은 영국 축구협회에 선수로 정식 등록돼 활약하고 있는 신은석군을 만났다. 이미 많은 영국 현지 언론에서 신은석군의 활약 기사가 나갔기에 한인신문의 이번 인터뷰는 가족사를 중심으로 그의 영국에서의 생활을 들어보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신은석군의 아버지 신승호씨와 어머니 유혜숙씨와 함께 진행되었다.



한인신문: 은석군을 이렇게 직접 만나는게 처음이다. 그 동안 사진만으로 보아왔는데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영국에 유학하게 된 동기는?


신은석: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배제 중학교 2학년 때 영국으로 가족과 함께 오게 되었다. 돈이 많아서 유학을 온 것이 아니라 돈이 없었기 때문에 왔다고 하면 이해가 안될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직장에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었다. 한국에서 축구선수가 되기 까지는 가족의 뒷바라지가 없으면 안된다. 그 모든 경비를 부모님께서 부담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럴 형편이 안되었다. 영국에서는 축구만 잘하면 돈이 들지 않는다는 부모님 친구분 권유로 영국에 오게 된 것이다.

한인신문: 지금 소속돼 있는 팀은 어디인가?

신은석: 워킹 풋볼클럽에 등록돼 있으나 현재는 킹스톤 풋볼클럽에 임대돼 있다. 워킹 풋볼클럽은 5부리그 팀으로 영국에서는 8부리
그까지 있으나 5부리그 까지만 프로팀으로 인정한다.임대된 이유는 제가 아직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풀타임 프로팀에서는 뛸 수가 없다. 그리고 킹스토리안 클럽은 8부리그로 제가 정규 멤버로 출전기회가 많아졌다.워킹팀으로 복귀할지 임대기간을 연장할지는 앞으로 2개월 후에 결정하면 된다.

한인신문: 영국에서의 축구생활이 그리 만만치가 않은데 본인의 장단점은 어디라고 보는가.

신은석: 영국 또래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 많이 부족하다. 가정 형편상 체육관에 다닐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가 없다. 체력문제만 빼고는 다른 부분들은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스피드와 드리블, 게임흐름 판단능력 등이 뒤어나다고 감독님과 동료 선수들한테 칭찬받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양 발을 잘 쓰는게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이유가 될 지도 모르겠다.

한인신문: 취미와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신은석: 템즈교회( 한상돈 담임목사)에서 찬양단 활동을 하며 피아노와 드럼, 기타 등을 연주한다. 취미라면 이런 악기연주로 운동의 긴장을 풀곤 한다. 존경인물로는 토튼햄에서 뛰고있는 이영표 선수를 존경한다. 이영표선수는 신앙계와의 인터뷰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 선수가 우리 집세를 내준 적도 있다.

한인신문: 영국 생활이 그리 만만치가 않은데 지금까지 5년 넘게 살림을 이끌어온 어머니에게 묻고 싶다. 영국 생활에 대해 말해달라.

유혜숙(어머니): 지난 주 10월 11일로 살던 집에서 강제 퇴거를 당한지가 이번으로 세번 째가 된다. 집세를 6개월치 못내자 법정에서 퇴거 명령이 떨여졌다. 이틀 밤은 선수 탈의실에서 잤고 지난 밤은 '매트'라는영국 친구(은석이 축구 코치) 도움으로 비앤비에서 자게 되었다.

한인신문: 항상 밝게 웃고 지내는 은석이 가족을 보며 그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몰랐다. 그 부분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 해달라.

유혜숙: 농심 안성 공장에 근무하던 은석이 아빠가 정신 분열증이 느닺없이 왔다. 정신장애 3급을 받고 나서 앞날이 막막했다. 결국 본의 아닌 유학을 오게 되고 학교와 교회 청소일로 5년 넘게 생활해 오고 있다. 은석이 아빠는 이곳에서 학생비자로 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빠가 영어를 배우고 있는 학교에서 학비나 스테이 부분에 많은 도움을 주어왔다. 영국에 살면서 신세를 안 진곳을 없을 정도라면 이해하겠는가.

한인신문: 한인회나 대사관에는 연락을 해봤나?

유혜숙: 한국 대사관과 한인회는 영국 친구들이 도움을 신청했으나 전혀 도움받지 못했다. 우리 말고도 힘든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그 분들이라고 어떻게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교회 목사님이 힘든 상황에서도 융자를 받아 집세를 내준 적도 있었다. 언젠가는 이영표 선수도 우리의 딱한 내막을 아시고 집세를 보내온 적이 있었다.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는데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당장 은석이 비올 때 신는 축구화 하나 사줄 형편이 안된다.

한인신문: 그렇게 어려운 데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가?

유혜숙: 돌아간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은석이가 이곳에 잘 적응하고 있다. 우리 어려운 형편을 먼저 알고 도와준 곳이 같은 축구팀 동료들이다.작년 8월 부터 1년간 매월 30파운드씩 은석이 통장으로 돈을 보내준 한국분이 있다. 이곳에 살고 계신 분이 아니라 유학생이라 들었다. 단돈 1파운드를 아끼기 위해 절약이 몸에 밴 유학생들이 30파운드씩 보내준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절한 고마움이다. 은석이 축구 시합장까지 데리고 다녀야 하고 은석 아버지 간호를 위해서도 전적으로 풀타임 잡을 구할 수가 없었다. 새벽과 점심. 야간 이렇게 세차례 일해서 세금 빼고 650파운드로 살림을 꾸려오다 보니 항상 보따리 싸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인신문: 은석군이 가족의 이런 형편속에서도 꿎꿎하게 생활하고 있는게 대견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있는가?

신은석: 영국에 와서 체싱톤 커뮤니티(한국의 중학교 )에서 학교 대표 선수로 뛰다가 시합 결승전에서 풀함 프로축구 팀 코치에게 스카웃 되었다. 6주 동안의 테스트 이후 풀함구단 18세 이하 팀에서2년 동안 뛰었다. 그 후 지금 5부리그인 워킹풋볼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프로팀에서 뛰면 가족의 생활비는 걱정 없으나 아직 내 나이가 페이를 받으며 뛸 나이가 아니다. 학생은 풀타임 팀에서 뛸 수가 없다. 앞으로 1년이 고비다. 힘은 들지만 우리 가족들이 곁에 함께 있어서 견뎌낼 자신이 있다. 이 정도 시련은 처음 이곳 잔디에 적응하느라 고생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잔디 적응이 안되어 발목부상이 자주 왔을 때는 정말 하늘이 깜깜했었다. 축구선수를 포기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축구는 내 인생의 전부다. 1년 가까이 부상에 시달리다가 적응하게 되었다.이제 팀에서 가장 출전 시간이 많은 선수중 하나가 바로 저다. 축구 선수로 성공할 자신이 있다. 그 때는 내가 도와줄 때라고 생각한다. 나 처럼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축구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야 하기에 여기서 좌절할 수 없다.그 날이 되면 지금 이 힘든 순간들이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것을 믿는다.

한인신문: 한국 젊은이들 표현대로 신은석군한테는 포스가 느껴진다. 프리미어에서 뛰는 그날이 빨리 왔오기를 바란다.


인터뷰 후기:
누가 그랬던가.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라고. 다만 삶을 불현하게 할 뿐이라고.
외국 생활에서 그것도 물가 비싸다는 영국에서 한국에서의 도움없이 생활해 가는 많은 한국분들을 볼 때는 마음속으로 고개가 숙여진다. 청소를 하던 미니탭을 하던, 자식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그분들의 삶을 볼 때는 그 삶 자체가 종교처럼 느껴진다.
사춘기를 보내는 신은석군의 가난 앞에서의 당당함에 어른인 내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오늘 당장 잘 곳이 없는 이들 가족들의 거짓없이 터트리는 웃음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가난을 겪지않은 부자는 그 재산이 죄악을 낳는 씨앗으로 쓰인다는 것이 인류역사가 전해주는 교훈 아닌가.
분명 당장 신은석군의 가족에게는 도움이 절실하다. 당장 방한칸 빌려줄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 재영 한인들 가운데 어느 분이 이들 네 가족이 쓸 수 있는 방을 임대해주십사 가족을 대신해 부탁드린다. 고국에 계신 동포분들에게도 부탁드리고 싶다. 전도 양양한 조국의 젊은 선수가 앞으로 1년 만 버틸 수 있도록 도와달라. 한국인들이 십시일반으로 키운 프리미어 선수를 보게 될 날이 기대해보자.
(주영 한국 대사관에서는 접촉한 매트 코치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응답과 함께 동포언론사에 신은석군의 소식을 알려왔으나 재영 한인회는 수차례의 연락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신은석군 이메일 LeunLseok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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