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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둘러싼 풍문들 

지난 10.26 보궐선거 당시 선관위 홈페이지 투표소 정보 안내가 약 3시간 가량 접속이 불가능했던 사건에 대한 
의혹들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소를 변경한 비율이 30%를 넘었다. 특히 야권 
성향의 자치구 투표소가 주로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당시 야권의 로그파일 공개 요구에 대해 선관위는 로그파일이 
국정원에 보관되어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여기까지다.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
당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을 걱정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선관위 내부자와 공모하여 출근길 직장인들이 
투표소로 몰리는 시간 선관위 홈페이지의 데이터베이스 접속을 끊었다. 파장이 커지자 선관위는 로그파일 공개를 
거부하고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로그파일 자체를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퍼져 있던 ‘유언
비어’다.지금 한창 수사중인 경찰에 따르면 한나라당 홍보위원장 최구식 의원의 27살 수행비서가 고향 친구에게 
의뢰해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했다고 한다. 한나라당과 최구식 의원은 수행비서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언비어 혹은 풍문이 급속히 퍼지는 이유는 모호한 상황을 그럴듯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전쟁이나 공황, 
재해, 정치적 혼란 등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확실한 정보가 부족하면 유언비어의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유언비어가 
사그라지는 이유도 분명하다. 유언비어는 그럴듯한 설명이기는 하지만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실한 근거를 
갖춘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면서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따져보자.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선관위는 여전히 로그파일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로그파일은 유언비어를 잠재울 핵심적 증거다. 왜 그 로그파일이 
국정원에 가 있는지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경찰은 홈페이지 접속 불능의 원인은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가 
주도한 디도스 공격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경찰 발표와 한나라당의 주장은 유언비어도 되지 못한다. 상황을 전혀 그럴듯
하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경찰 발표 후에 유언비어는 더 커지고 있다. 유언비어는 
새로운 사실들이 더해지면서 스스로를 정교화 시키고 완성해간다. 최구식 의원을 잘 아는 한 기자는 범행을 저지른 수행
비서가 컴퓨터로 문서 작성과 게임 정도만 할 줄 아는, 사실상의 컴맹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종사자들은 경찰이 발표한 
정도의 디도스 공격으로는 선관위 서버를 절대 무력화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수행비서가 
범행의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언비어가 제기하는 음모론의 핵심은 선관위를 움직여 투표소를 비상식적으로 변경하고 
투표소 정보에 접속할 수 없도록 만든 사람들이 누군가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의 수행비서는 절대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유언비어에 따르면.선거 방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지금까지의 경찰 발표만으로도 국민들은 심각한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유포되어 온 유언비어를 잠재울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내 놓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경찰 발표가 유언비어 취급을 받고 유언비어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 가는 현상은 이미 극에 달한 정치적 
불신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만약 유언비어의 일부분이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리 정치의 정당성의 위기는 수습 불가능한 
정도에 이를지도 모른다. 태평성대에도 불만은 없을 수 없고 유언비어도 떠돌기 마련이다. 하물며 지금과 같이 정치적 불만과 
불신이 가득한 시대에 유언비어가 없을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인터넷 게시판에서,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고 외칠 수 있는 시대에 유언비어의 급속한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 유일한 길은 유언비어를 제압할 믿을 
만한 조사 결과다. 인터넷이나 SNS에서의 유언비어나 괴담은 삭제하고 유포한 사람은 잡아들이겠다는 검찰과 방송통신
위원회의 엄포는 더더욱 한심하고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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