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지난 16일,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S&P는 유로존 5대 순수출국이 2012년 이후에 대외 수요 감소와 금융부문 악화에 민감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피치는 프랑스의 현재 신용등급인 ‘AAA’를 확인했으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무디스는 벨기에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Aa3’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앞서, S&P는 현재 ‘AAA’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6개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한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유럽 국가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더 커지게 되며 유럽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연쇄반응을 보이게 된다.
지난 10월, S&P는 자금 조달과 유동성의 문제에서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 BNP 파리바의 신용등급을 기존 ‘AA’ 등급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었다.
S&P는 "BNP 파리바를 포함한 프랑스 5대 은행의 신용상태를 검토한 결과 자금조달과 유동성 등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발표해 프랑스 내 기타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도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9월에는 무디스가 BNP 파리바, 소씨에떼 제네랄, 크레디 아그리꼴 등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리스가 채무 불이행으로 국가부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데에 따른 것이었다.
BNP 파리바 은행은 50억 유로의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상태이며, 소시에떼 제네랄 은행도 25억 유로의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크레디 아그리꼴 은행이 그리스 현지에 운영하고 있는 엠포리키 은행은 지난 6월 초에 이미 무디스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바 있다.
현재 BNP 파리바와 소시에떼 제네랄 은행의 신용등급은 Aa2 등급이며, 크레디 아그리꼴 은행은 Aa1 등급을 지키고 있다.
프랑수아 바루앙 경제부 장관은 “현재의 재정적자 수준을 낮추지 않는 이상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은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긴급하고 단호한 감축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의 5.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내년에는 4.5%로 줄이고 2013년에는 3%대로 안정선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