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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의원 폭로 부패 정치 단절의 계기로 삼아야

 

새해 벽두부터 현 집권당인 한나라당발 추문들로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작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이 300억원가량의 횡령한 돈으로 여권 실세에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급기야 과거 차떼기 정당으로 폐당위기에 몰렸던 상황의 데자뷰처럼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 봉투'사건 폭로로 당내에선 '자기 살려다 당 전체를 죽이는 꼴'이라는 비판의 화살이 뒷담화 형태로 빗발친다.

 

광적인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혀를 차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로선 4월 총선의 초대형 악재라는 평가에는 이론이 없어 보인다.

 

고승덕의 폭로 사건에는 대부분의 정치적인 사건이 그렇듯이 음모설이 난무한다. 고승덕의 폭로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는 게 주류다.

 

자신의 지역구에 문제의 인물인 박희태 국회의장의 친척이 유력한 총선 예비 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그럴듯하게 나돈다.

 

그러나 공개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이기적인 목적이 개입됐던 것은 아니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한 신문 칼럼에서 전당대회를 다시 여는 것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돈 봉투 사건을 이유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일단 돈봉투 의혹을 제기한 고승덕 의원이 어제 검찰에 출두해 이런 문제들이 다시 불거지게 된다면 한나라당은 회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폭로 배경을 밝혔다. 정치권은 검찰 수사에 주목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미 의혹 당사자로 거론된 박희태 국회의장은 어제 일정을 이유로 해외로 출국한 상태인 데다가 4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또한 현직 청와대 수석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돈봉투 의혹은 비단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방위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2010년 전당대회 당시 1000만원이 담긴 돈봉투를 뿌린 후보도 있다고 폭로했고,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도 금품살포를 목격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유시민 공동대표의 이번 발언은 자칫 잘못하면 야권으로 까지 불길이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한나라당의 돈동부 의혹은 구태의연한 정치, `차떼기 정치'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돈 선거를 뿌리 뽑을 근본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3년 `차떼기 파문'을 끝으로 돈 선거가 사라졌다고 믿고 있는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도 구시대 망령이 사라지지 않고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움 마저 들게 한다.

 

또한 이같은 관행이 한나당 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검찰 수사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무엇보다 부패한 정치권의 뿌리를 어떻게 자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부패한 정치권의 환경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대로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돈봉투 의혹을 계기삼아 다시는 구태의연한 정치가 판을 쳐서는 안될 것이다.

 

깨끗한 정치는 정치권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정치권의 인적쇄신을 통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은 모두 사퇴 하고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또한 정당은 연루된 정치인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는 극단의 조치를 통해 돈 선거에 찌들은 정치권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이처럼 정치권은 돈봉투 파문을 부패정치 청산의 계기로 삼지 않는다면, 부패 쓰나미가 항상 우리 주위를 맴돌며 언제든 다시 휩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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