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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2 22:58
크면 성형수술 해야되!
조회 수 1152 추천 수 0 댓글 0
크면 성형수술 해야되! 기찻길로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우리아기 잘도 잔다 갑자기 이 동요가 생각난다. 어쩌면 그 기찻길 옆 오막살이의 아이는 나 였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나는 어렸을 때 "너는 잠잘 때 누가 업어가도 모를 거야!" 라는 말을 엄마한테 종종 들었었는데 우리가 살던 집이 기찻길 옆에 있었으니 아마도 내가 그 동요의 주인공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가도 기차가 지나갈라치면 땡땡하며 소리를 내는 신호등 덕분에 땡땡거리라고 불리던 그 동네로 다시 돌아왔고 우리 엄마는 오늘도 그 동네에서 살고 계시다. 큰언니, 둘째 언니도 마찬가지 였겠지만 돌아가신 친아버지를 기억마저 하지 못하는 나는 새 아버지한테 미움을 받으며 자랐다. "제는 옥돌메야! 너 옥돌메가 뭔지 알아?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덩어리!"라고 말하며 ㅋㅋ 웃는 새 아버지...... "제는 얼굴도 못나고 코가 납작해서 크면 성형수술을 받아야 해!" 그런 말을 들으며 자라면서 나는 '못난이 세 자매' 인형을 좋아했다. 짓궂은 인상을 하고 있던 그 못난이 세 자매 들에게 정이 많이 갔었다. 어쩌면 그 인형들이 우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기도 했을진대, 이제는 그 인형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공연히 그 못난이 세 자매 들이 그리워진다. 바쁜 삶을 살면서도 일주일에 한번은 촛불을 키고 가족 식사를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킨 그날, 저녁 식사를 한후 남편과 딸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너는 정말 훌륭한 아빠를 가져서 행복한 아이야, 나는 아빠의 사랑을 모르고 살았는데!"라고 딸에게 말을 하니 남편은 "나도 아빠의 사랑을 안받고 자라서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되는지 몰라 그저 좋은 아빠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 했을 뿐이야!"라고 했다. 새 아버지한테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란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성형수술도 받아야 할 만큼...... 그래서 사춘기가 되면서도 이성에 관심이 없었고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어서 책에 묻혀 살기가 일쑤였고 나 홀로 동작동의 국립묘지를 산책하며 이름도 빛도 없이 쓰러져간 용사들에게 삶의 의미가 무엇이었느냐고 질문했었다. 아마도 그래서였는지 나는 여자가 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청소, 요리, 빨래하고 화장하고픈 마음도 없었다.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는 나의 말투도 애교 없이 짧게 본점만 말하는 버릇이 들어 엄마는 “여자답게 말 좀 자상스럽게 하라!” 하시며 아침에 입고 나가는 옷차림도 번번히 다른 것으로 갈아입고 출근하게 하셨고, 나는 선물로 들어오는 샤넬 향수도 다른 이들에게 주어버리곤 했다. 직장의 어느 부서장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대접을 받으면서도 나는 우리보다 더 불쌍하고 가난한 나라에 가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 출세한듯한 직장도 버리고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다. 그런 내가 만난 크리스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온 백인 남자였다. 아프리카의 역사를 거의 모르던 나는 그곳에는 흑인들만 사는 줄 알았는데, 메너 좋은 영국계 아프리카 사람을 만나니 마음에 들었다. 크리스도 나를 좋아해서 우리는 서로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내 가슴속에는 정말 어렵고 자존심 상하지만 꼭 묻고 싶은 말이 있어 그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마음을 크게 먹고 용기를 내서 질문 했다, "나 예뻐요?"라고. "물론이고 말고, 당신 아주 예뻐!"라고 답해주길 가슴 졸리며 기다렸는데,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괜히 물었나 하며 부끄러움으로, 실망으로 할말을 잃고 속상해 하려는데, "당신은 아주 아름다워!" 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휴우-! 그 후부터 나는 크리스가 더욱 좋아졌다. 나를 아름답다며 영국 신사답게 친절하고 정중한 모습으로 사랑해주며 위해주는 사람...... 먼저 가면 나중에 따라가겠다고 해서 크리스가 한국을 떠난 후 나는 그 사람한테 또 한가지를 묻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아니 어쩌면 그것은 나의 고백과도 같은 것이어서 또다시 용기를 내어 글을 썼다. "사실 나는 작은 젖가슴을 갖고 있답니다!"라고...... 영화에 본 외국여자들은 모두 커다란 유방을 갖고 있는데 내 것은 비교도 안되게 작은 것이 암만해도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아직도 하지 않았지만, “너는 콧대를 높이는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던 새 아버지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고 해서 ‘행여나 가슴을 크게 하는 수술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우편으로 회답이 왔다.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도 별로 크지 않은 거식이를 갖고 있다고...... 그런 우리가 결혼한지 올해 삼십 년이 되는데 우리 부부 사이를 부러워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닌 것을 보면 외형으로 잘 보이기 위해 너무 많은 돈과 시간과 신경을 쓰는 것 보다는 속 사람을 아름답고 크게 키우는데 신경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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