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
||||||||||||||||||||||||||||||||||||||||||||||||||||||||||||||||||||||||||||||||||||||||||||||||||||||||||||||||
|
||||||||||||||||||||||||||||||||||||||||||||||||||||||||||||||||||||||||||||||||||||||||||||||||||||||||||||||||
|
2012.01.31 00:31
경제 제 1 규칙, ‘형편껏’ (2)
조회 수 1441 추천 수 0 댓글 0
이제 고작 서른 해 조금 넘은 삶을 살아온 내가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목격하고 경험한 바로는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우리들 대부분은 허튼 짓(?)만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주어진 밥그릇 안에서 충분히 자급자족하며 살 수 있도록 창조된 것 같다. 물론, 그 밥그릇의 크기는 저마다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는데, 이것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진다면 창조주를 원망하는 수 밖에 없다. 여하튼, 그 주어진 밥그릇 안에서 성실함만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밥을 굶지 않고, 그 밥그릇 안에서 나름 대로의 작은 여유도 누릴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우리 부모님을 통해 그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집은 비록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샀던 전자레인지를 아직도 쓰고 있고,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샀던 차를 아직도 타고 있을 만큼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신 평생토록 남을 도와주면 도와줬지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한 번 해본 적이 없고, 먹는 것 만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푸짐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려놓고서, 나름대로의 작은 여유들을 누리며 오늘날까지 살아오고 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부모님께서 단 한 번도 ‘형편껏’의 규칙을 어기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특별한 경우라는 게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불쌍한 어린이들이나, 아니면 정말 천재지변에 의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이들처럼 '형편껏'을 위한 기본적인 '형편'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분명 존재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는 이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 그런데, 형편껏 살지 않아서(못해서가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는 것은 참 고민되는 일이다. 요즘 한국을 보면 ‘무슨무슨 푸어(poor)’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물론, 부(富) 혹은 소득의 재분배가 엉망인 한국은 구조적, 제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며, 정치, 경제에 바로잡아야 할 게 정말 많다. 이것들을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약자들이 처한 형편을 호소하는 한편, 부당한 세상을 만들고 또 유지하려는 이들과 치열하게 투쟁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이들 ‘~푸어’들이 세상 탓만 하는 것도, 또 이들 ‘~푸어’들에게 마냥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게중에는 정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푸어’가 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야말로 형편껏 살지 않아서 ‘~푸어’가 된 이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너무 극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요즘 한국 사람들이 너도 나도 최신형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게 조금 잘못되었다고 본다. 자녀 교육비로 허리가 휜다는 학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등록금 깎아달라는 대학생들 중에도 스마트폰 쓰는 이들이 있다. “내 돈 주고 내가 쓰고 싶은 스마트폰 쓴다는데 뭔 상관이냐?”고 한다면 나도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은 그래도 일반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스마트폰 쓰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안 쓴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닌데, 돈 없다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최신형 스마트폰 쓰는 것을 보면 혼란스럽다. 카드빚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게중에는 정말 가족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피치 못해 카드빚을 낸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형편을 넘어서는 지출을 하다보니 카드빚이 쌓인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빚을 내라는 광고 투성이인 한국에서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카드건 뭐건 ‘내가 땀흘려 번 내 돈’이 아닌 것은 결국 ‘무서운 남의 돈’일 뿐이다. 그 ‘남의 돈’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 놓고선 도저히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빚이 늘어나자 사는 게 힘들어 죽겠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동정이 가면서도 그렇다고 남의 돈을 생각 없이 쓴 사람을 무조건 구제해줘야 하는지 갈등이 된다. 다음 회에 계속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