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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전체
2009.08.11 22:44
깻잎을 가꾸며, 삶을 가꾸며
조회 수 2276 추천 수 11 댓글 0
요즘 필자에게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밥상에 생 깻잎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외국생활을 하면서 한국 깻잎을 이렇게 매일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제 막 따온 싱싱한 깻잎을 입속에 넣을 때 그 푸르른 들 내음을 온통 입에 넣은 듯한 진한 깻잎의 독특한 향을 느끼며 더욱 행복을 만끽한다. 영국에서 필자는 2베드룸 플랏에 살고 있어 한평도 안되는 조그만 베란다에 화분 몇 개를 놓고 깻잎을 가꾸고 있지만, 그 화분들에서 나온 깻잎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양이 나와 온 가족이 먹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 직원들에게도 매일 한봉지씩 따서 돌아가면서 나누어주고 있다. 훌륭한 직원들이 있기에 내가 있고, 그 직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깻잎에 담아 전하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깻잎을 딸 때에는 오늘 줄 그 직원을 생각하면서 정성들여 하나 하나 따고, 순치기를 하여 그 보드랍고 향내 가득한 순을 봉투에 담는다. 그것을 먹으며 즐거워 할 그 고마운 직원을 생각하면서… 그럼 어떻게하면 그 조그만 공간에서 그렇게 많은 깻잎을 딸 수 있을까 궁금할 게다. 필자는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10대에는 주로 농사를 지었었다. 그래서 각종 채소들을 직접 가꾸며 배웠던 것들을 이렇게 외국생활하면서 활용해 보니 참 유용하기도 하다. 오늘은 필자가 가진 깻잎 가꾸는 비결을 독자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깻잎은 충분한 거름위에 자라야 깻잎은 들깨에서 나온다. 들깨는 3, 4월에 파종한다. 싹이나고 모종하기까지 약 2~3주가 걸린다. 일단 모종을 할 때에 매우 중요한 것은 밑에 거름을 충분히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깻잎이 누렇게 변해가는 것을 보게 된다. 필자는 B&Q에서 토마토 그림이 그려진 봉지로된 99p짜리 거름을 사용한다. 일체 흙은 섞지않는다. 좋은 거름으로 모종을 한 후에 물은 매일 한번씩 가볍게 준다. 그러나 Homebase에서 1.99파운드짜리 토마토 그려진 봉지거름을 사서 분갈이 한 것이 있었는데 거름에 양분이 부족해서 잎이 누렇게 되고, 잎도 작은 상태에서 멈춰버려다. 그래서 다시 앞에서 말한 B&Q거름을 사다 화분의 남은 여백을 사용해 보충해 주었더니 몇주가 지나자 검푸른색으로 변하면서 잎도 크기가 많이 커졌다. 깻잎 재배 핵심은 순치기 깻잎은 순치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그 나무 크기가 달라진다. 깻잎에 순치기를 하지 않으면 일자로 하늘로 쭉 커서 바로 꽃이피고 생명을 다한다. 즉, 깻잎이 아니라 나무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순치기를 해 줘야 풍성한 깻잎을 가꿀 수 있다. 순치기는 이렇게 한다. 즉, 첫 순이 나오고 3마디가 성장하면 더 이상 위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위의 순(목)을 따준다. 그러면 각 매듭마다 양쪽으로 가지가 나와 총 6개의 가지가 나오게 된다. 그 곁 가지들이 커지면 2~3마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하도록 또 맨 앞의 순을 따줘야 한다. 그러면 그 하나의 곁 가지에서 4~6개의 가지가 또 커나간다. 즉, 한나무에서 두번만 순치기를 하면 무려 20~30개 가지로 커 나간다. 이렇게 계속 순치기를 하면서 키운 깻잎은 순치기 하지 않은 나무와 비교하면 같은 한 나무이지만 무려 30~60배 이상의 깻잎 수확량이 차이가 난다. 또한 순을 따서 먹으면 정말 부드럽고 향이 좋다. 순을 친 이후에 아래의 가지에서 자란 잎사귀 또한 매우 크게 자란다. 즉, 깻잎 중에 잎이 매우 큰 것은 대개 순을 친자리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잎사귀인 것이다. 이렇듯 깻잎은 한 그루에서 수십개의 가지가 나와 풍성하게 되기에 조그만 베란다에서 기다란 화분에 10~20그루만 가꾸어도 무성하게 가지가 뻗어 온 가족이 다 먹고도 남을 정도의 깻잎을 수학하게 된다. 이렇듯 우리인생도 마찬가지다 깻잎도 한참 자라야 할 때에 밑거름이 풍성해야 검푸르고 튼튼하게 자라 큰 나무가 될 기초가 되듯이, 우리 인생도 배워야 할 때 배워야 하고, 건강하게 몸을 관리해야 할때에 관리해야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나아가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줄기와 가지가 뻗어 나갈 수 있다고 무조건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절제되어야 할 때에 적절하게 순치기가 되어 절제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풍성하게 내실을 기하게 되는 것이다. 즉, 농부의 손에서 매일 보살핌을 받고 자란 깻잎이 우리에게 풍성한 결과를 선물하듯이 우리 인생도 뻗어 나갈 때 쭉 뻗어 나가야 하고, 절제 되어야 할 때 절제가 되어야 하며, 우리의 먼 장래를 내다보는 하늘의 보살핌을 받을 때 풍성한 삶의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중에는 열심히 학업도 하고, 열정을 다해 삶도 살아와서 어느정도 성취했다고 생각될 때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지금까지 오랜 세월 수고와 노력으로 세상에 상당한 것을 일구어 온 사람들이 일순간에 성이나 도박에 빠져 한 순간에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끝까지 우리의 삶을 잘 가꾸기 위해서는 절제할 것은 절제할 수 있을 때 비로서 풍성한 우리의 삶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들깨 나무가 뼈아프게 자신을 자르는 순치기를 통해서 더 크고 풍성해진 깻잎들을 가진 것 처럼…. 서요한 영국닷컴대표이사 ukemin@hotmail.com * 유로저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8-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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