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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답지 않은 무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2006년 여름과는 달리 올 여름 영국은 때아닌 이른 폭우로 곳곳에 수해가 발생했다. 비가 자주 오기는 해도 많은 양의 비를 퍼붓지는 않는 영국의 전통적인 비 스타일(?) 때문인지 하수 시스템이나 폭우 대비책이 이번 폭우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미비했던 탓에 수해 현황 및 이에 대한 복구를 촉구하는 기사들이 제법 영국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여러 언론을 통해 북한의 수해 소식이 전해졌고,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중대한 행사가 연기될 만큼이나 그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미국과는 또 다른 영국, 유럽인지라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은 다소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거나 때론 맹목적인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수해로 인해 그 누구보다 고통 받고 있을, 가진 것 하나 없는 평범한 북한동포들에게 전해져야 할 관심과 사랑, 물질적인 지원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나 국제관계를 떠나서 일단 의도하지 않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심적, 물질적 도움을 건네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안 그래도 삶이 고단한 그들일 텐데 수해로 인해 한층 가중되었을 고통과 절망 속에서 더욱 힘겨워할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들의 형제요, 가족이 아닌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이 이루어지겠지만, 이 즈음하여 이제는 해외에 나와 있는 한국인들, 무엇보다 우리 재영 한인들도 이러한 일에 적극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하루 하루가 고단한 객지 생활을 하는 탓에 내 코가 석자라는 생각으로, 더군다나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북한에 굳이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뻗쳐야 할 근거를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고통 받고 있는 동포들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국제기구조차 북한 수해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마당에, 그래도 대다수의 북한 동포들보다 더 많은 것을 지니고,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우리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정성을 기울여 그 어느 때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북한 수해 복구에 참여한다면 더 없이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 같다.
재영 한인의 타이틀로 참 많은 행사와 이런 저런 일들이 진행되었고, 또 지금 이순간도 진행 중이겠지만, 어쩌면 우리끼리 누리고, 우리끼리 즐기는 일들을 잠시 내려놓고 그 방향을 조금만 돌려서,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두 손을 마주잡고 있을 북한 동포들에게, 그들이 현재 처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재영 한인의 타이틀로 힘을 합쳐 작은 정성이라도 건넨다면 바쁜 해외생활 중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곧 추위가 다가서는 북한의 이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최소한 그들에게 누울 자리, 먹을 음식, 입을 옷이라도 주어지도록 하는 데 우리가 기쁨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한 개인이, 또 해외생활 가운데 선뜻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재영 한인기관이나 각 분야의 한인 리더들이 솔선수범하여 이 일에 앞장서고, 여럿이 힘을 합해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재영 한인들의 따스한 체온이 북한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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