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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사건의 검찰 발표와 후폭풍



12월 5일 김경준 씨의 구속 시한을 앞두고 검찰에서 사건 중간 발표가 있었다.

이번 검찰 발표의 핵심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을 둘러싸고 제기된 '3대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었다.

즉 사건은 존재하고 누군가를 기소해야 할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의 관련성이 없음을 먼저 밝힌 것이다.

동시에 사건에 대한 조사와 법정 공방은 김경준 씨를 중심으로 진행되게 되었다.

먼저 제시된 팩트들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통합민주신당에서 제기한 옵셔널 벤처스 주가 조작에 있어서의 관련여부이다.

검찰은 이 후보가 옵셔널벤처스 인수 및 주식매매에 쓰인 돈을 제공했거나 이익을 얻은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만 김씨가 BBK를 통해 모은 투자금을 역외펀드로 보냈다가 외국 유령회사를 통해 국내에 다시 들여온 뒤 옵셔널벤처스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 즉 김씨의 단독범행으로 본 것이다.

두번째는 이번 사건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명박 후보의 BBK 실소유 여부이다.

특히 김경준씨가 들고 온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가 초점이 되어 다른 물적 증거와 의혹들을 묻어 버렸다.

검찰은 프린터의 종류가 다르다는 근거로 이 이면계약서를 위조된 것으로 보고 이캐피탈의 진술만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무협의 처리했다.

마지막으로 (주)다스의 차명 소유 여부 역시 관련자들의 증거와 자금의 흐름을 토대로 역시 이명박 후보가 관련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중간 발표는 사실상 김경준 씨의 기소와 관련되어 있긴 하지만 내용 자체는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를 확인하는 성격을 띠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김경준씨의 '자백'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자백'을 검찰 발표 하루 뒤 김경준 씨가 뒤집었다는 사실이다.

즉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와 회유에 굴복하여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발표 하루 전 김경준 씨의 '플리 바게닝' 메모 유출과 연관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과 달리 검찰이 너무나 명쾌하게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를 결론 내렸다는 데서 출발한다.

즉 대부분은 이번 검찰의 중간 발표가 각종 수사 과정을 상세히 보고하는 정도에 그치거나 지난 번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관련 사건처럼 어느 정도 모호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발표로 각 후보 진영은 미리 예상했던 모든 선거 전략을 포기한 채 유세포기나 촛불 시위, 특검법 입안과 같은 전면적인 대결양상을 띠게 되었다.

덕분에(?) 정책 대결이나 비전 제시와 같은 전통적인 대선 경선 과정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번 대선 과정이 이번 정권의 실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벗어나 좀 더 건설적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약속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각 정당과 국민들은 깨달아야 한다.

어쩌면 검찰의 성급한 결정 역시 대선의 부담에서 일찍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인지도 모른다.

각 정당 역시 특검이든 재수사 요구든 요구할 것은 정당하게 요구하고 동시에 국민들을 찾아가 활발하게 선거 유세를 벌이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지 않으면 그 어떤 변명도 나중에 소용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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