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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 한인사회의 희망찬 2009년을 기대한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희망을 갖기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일 때 사용되어야 하는 단어이다. 모든 것이 잘 될것 같은 상황에서는 굳이 희망이라는 단어가 필요없다. 늘 연말이 되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정말 올 해 만큼 다사다난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올 해 2008년은 세계 경제 위기로 영국,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은 한 해 였으며, 특히 우리 재영 한인들은 물질적인 어려움은 물론 한인사회의 분열로 정신적인 상처와 실망도 참 많았던 한 해 였다. 영국 뉴스와 신문에서는 내년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집을 잃고,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영 한인사회는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 소식, 한인회를 둘러싼 막바지 진통의 소식들이 들려온다. 바로 지금이 ‘희망’이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인 것이다.

모두가 위기라고 두려워하고 절망하는 시기에도 잘 살펴보면 언제나 그 위기를 슬기롭게, 담대하게 헤쳐나가는 사람들, 또 심지어 위기를 기회삼아 도약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최악의 경기 침체를 직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선택이 주어져 있다,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더 힘차게 전진할 것인가. 물론, 후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각오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는 그것이 어떤 업종이건, 무역업이건, 요식업이건, 서비스업이건 전략과 경영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예전처럼 한인들만을 상대로, 한인 사회의 울타리에서만 존재해서는 어렵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아직 우리를 잘 모르는 영국인들, 하루에도 수 만 명씩 영국을 찾는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열심이 더해진다면 우리 재영 한인들은 얼마든지 다가오는 2009년 경기 침체의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재영 한인들의 참된 성공을 위해서는 단지 물질적인 풍요로움만이 전부는 아니다. 재영 한인이라는 정체성과 한인들간 화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많은 이들이 지난 해 겨울부터 시작된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에 한인 사회를 어둡게만 보고 있어 안타깝다. 한인회가 한인 사회의 전부는 아니며, 그동안 이어졌던 잡음이 재영 한인들 모두의 잡음은 아니다. 한인회가 시간을 두고 정상화되는 과정 중이라도, 한인들은 얼마든지 서로 돕고, 화합을 통해 더 좋은 일들, 서로에게 유익한 일들을 충분히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때일 수록 서로 힘을 합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도움의 손길을, 위로가 필요한 곳에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수 있어야 한다. 싫으나, 좋으나 우리는 결국 이 영국 땅에서 살아가는 재영 한인이라는 한 배를 탄 운명이다. 그렇다면 그 운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난 달 27일부터 기존 한인들이 취업비자를 가장 많이 받았던 노동 허가서(Work Permit)제도가 변경되면서 한인들의 채용, 취업에 변화가 예상된다. 게다가 새해에는 더욱 많은 한인들이 고급기술 이민(Tier1: HSMP)를 통해 영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주로 한인 업체를 통한 취업으로 정착 과정을 밟던 재영 한인들의 구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학생 출신도 아닌, 한인 업체를 통해 취업비자를 획득한 이들도 아닌,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경력을 보유한 이들이 영국으로 본격적으로 유입 된다면, 재영 한인사회는 이들과 유익한 화합을 통해 한 단계 진보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이들을 통해 한인 사회의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게 된다.

이제 며칠 있으면 찾아오는 2009년, 언제나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다름아닌 희망이다. 그 희망으로 내년 한 해를 최선을 다해 헤쳐나가야 한다. 새해에는 재영 한인들이 함께 어울려 웃을 수 있는 흐뭇한 소식들이 일년 내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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