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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가장 높은 지위인 주인의 위치에 서 있다. 정치인은 주인인 국민을 섬기기 위해 국민이 납부한 세금을 받으며 국가의 일을 담당하는 자리다.  

영국의 주인인 영국 국민들은 의원들의 주택수당 부당 청구 논란에 분노했다. 금융위기에 이어진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정작 주인인 국민들의 세금으로 연명하는 정치인들이 그 귀중한 세금을 자신들의 개인 용도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은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켰다.  

집권 총리가 물러날 위기에 처하고, 역사 상 최초로 하원의장이 사임했으며, 기타 일부 관련 의원들도 사임하고, 부당하게 받아간 비용을 반환하지 않으면 당에서 나가라는 야당 당수의 협박(?)에 상당 금액이 반환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무엇 보다도 이들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반응이 가장 두려웠다.  

18일 드디어 의원들의 수당 청구 내역이 의회 웹사이트를 통해 전면 공개되었다. 지난 4년 동안 하원의원들이 청구한 모든 수당 내역을 포함하는 본 자료는 100만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러한 공개가 결코 반갑지 않은, 더 정확히는 본 공개로 인해 정치 경력에서 상당한 위기에 처할 이들도, 상당한 수치심을 겪을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공개될 수 있는 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저력이 바로 민주주의다.  

한편, 오는 9월부터 잉글랜드 내 공립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매년 자녀들의 학교에 대해 직접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미 일선 학교들을 통해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감시기구 Ofsted는 보다 철저하고 정확한 파악을 위해 학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심각해 보이는 학교에는 조사관을 파견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간다고 한다. 심지어 추후에는 학생이 직접 자신들의 학교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물론, 이 같은 제도가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해 그릇된 방향으로 오남용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fsted는 이를 통해 일선 학교들이 학업을 비롯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는 학교 그 자체나 학교에 근무하는 이들의 직업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학부모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적될 것은 지적되고, 개선될 것은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도 알고 싶은 것이 참 많다. 올해 발생한 굵직굵직한 사건들도 이슈가 되고 수사가 시작된 초반에만 요란했을 뿐, 결과가 정확하게 공개된 것은 한 것도 없다. 분명 국민들은 알고 싶어하는 것인데, 그것이 알려지기를 꺼리는 이들이 그것이 알려지지 못하도록 힘(?)을 쓴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의 주인인 국민보다 더 힘이 센 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그런데 그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학교, 교사와 관련, 평가를 하자고 해도 이를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교육의 주인인 학생, 학부모를 위한 반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이들,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것인가?  

참된 민주주의는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공개하는 것이다. 비록 그 공개로 인해 권력층이, 지도층이, 부유층이 곤욕을 치를 지라도, 그에 대한 심판은 국민들에게 맞긴다. 참된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평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국민이 평가한 결과를 미래에 반영하는 것이다. 비록 자신들의 자리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 평가를 받기 싫어하는 이들이 있을지라도, 그 평가로 인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진다면 평가하고 평가받아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 그리고 평가하고 싶어하는 것, 언젠가는 그것들이 공개되고 언젠가는 그것들이 평가당해서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그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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