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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일까지 열흘 남짓 남았다. 그런데 조용하다. 여야 정치권의 비방과 경쟁은 가열되고 있으나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이 극히 저조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각별한 중요성을 감안해볼 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이토록 무관심한 이유는 지방선거가 덜 중요해서가 아니다. 정작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종 현안 정책들이 모두 '북풍'에 휩싸여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상 세종시 문제는 지방분권이냐 수도권집중이냐를 판가름하는 이슈다. 또한 4대강 사업은 대규모 건설사업이 지역주민들의 삶을 온존시킬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일이다. 정부가 추구해온 각종 방향들이 과연 올바른지도 이번 선거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4년의 시민들의 삶이 제대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이슈들이 천암함 침몰 사건과 그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모두 묻혀버리고 있다.

  총체적인 안보 위협은 그동안 국방비 삭감 등 군 사기 저하를 불러일으킨 현 정부의 책임임에도 집권당과 정부 그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로지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짓고 이를 위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행태는 결국 국민들의 불신을 낳게 된다. ‘그동안 누구를 찍어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정치일반에 대한 불신은 바로 이런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기실, 지금까지 어느 정당이 지방정부를 장악한들, 초록이 동색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지방정부와 한나라당이 집권한 지방정부 간에 민생과 관련하여 결과적인 차이를 발견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6.2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촉발되어야 할 몇 가지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이번 지방선거가 우리사회의 서민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가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민생불안을 고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한 정치사회적 공론화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심해지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악화된 소득분배를 완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제도적으로 민생불안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덜어주는 방식을 함께 검토해보는 데 있어 이번 지방선거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번 지방선거가 ‘성장이냐 분배냐’라는 그동안의 잘못된 이분법적 프레임을 해소하고 ‘올바른 성장과 분배인가 그릇된 성장과 분배인가’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과 분배는 자본주의의 고전적 딜레마처럼 보이나 사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얼마나 올바른 성장과 분배 과정을 거치느냐 이다.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성장을 통한 분배는 그 자체로 잘못된 일임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셋째, 지방정부의 역할에 관한 것인데,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 주민의 일자리 확충과 삶의 질 향상을 지방정부의 최우선적 과제로 설정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러난 지방정부들의 비리는 지역민들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정부가 과연 얼마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모든 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동안 우리가 이루지 못했던 올바른 정책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함을 다시금 강조한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토건업자를 위한 행정을 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는 기본 원칙을 이번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진정한 힘이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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