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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20:14
한국음식 글로벌화 (1) - 메탈 물컵 문화
조회 수 1320 추천 수 0 댓글 0
한국음식 글로벌화 (1) 메탈 물컵 문화
아니 여기가 감옥소 식당도 아닌데 왜 이런 메너없는 대접을 하지?
오랜만에 찾아간 고국, 글로벌 관광유치를 위해, 한국음식의 글로벌화를 위해 바쁜 우리나라의 음식점에서 받은 기분 나쁜 경험이 있었다. 그것도 어느 한 두 음식점에서만이 아니라 아주 고급음식점을 빼 놓고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뻔뻔스럽게 식탁 위에 올라와 있는 메탈(metal)물컵이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한 그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한국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고 음식을 먹으면서도 메탈 컵으로 옆차를 마시는 것이 당연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런 형편없는 대접을 받고 있었다.
나는 미국에서도 영국에서도 캐나다나, 심지어는 아프리카에서도 그런 메탈 컵을 쓰는 레스토랑을 보지 못했다. 이탈리안 음식점에서도, 프랑스음식점에서도 중국음식점이나 인도음식점에서도 메탈 컵은 나오지 않는다. 음식을 불 위에 데우기 위해 쓰이는 메탈 식기가 인도음식점에서는 나오지만 직접 손님이 먹는 식기로는 스텐레스와 같은 메탈로 된 식기가 쓰이지 않는다.
내가 어리던 옛날 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위해 연탄화로 불 위에 뜨겁게 대운 국과 함께 구들방 아랫목의 이불 아래 놓았던 따스한 스텐레스 밥그릇을 꺼내드리던 그때, 우리 집에서는 있는 접시들은 별로 사용하지 않고 메탈로 된 밥그릇과 국그릇, 수저와 젓가락을 애용했다. 헌데 한국에서는 아직도 스텐레스 용기를 쓰는 것이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하나라고 하는 것처럼 애호하고 있는 것 같다.
쉽게 깨지고 잘 씻고 닦지 않으면 조그만 더러움이나 흠집도 눈에 드러나게 보이는 유리컵과는 달리 조심스럽게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스텐레스로 만들어진 메탈 물컵, 아무렇게나 다루다가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메탈 컵은, 바쁘다 바빠하며 빨리 빨리를 위주로 하는 사회에서는실용적이기도 하겠다. (그런데 많은 감옥에서 메탈 컵을 사용하는 이유도 거기에 유사하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우리가 음식점을 찾아갈 때는 한 동안 못 먹어서 허기진 배고픔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거나, 무엇을 아무렇게나 줘도고맙습니다 하고 줄 서서 배급을 받으러 가는 것도 아니다.
물론 유명한 음식점에는 줄을 서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한국음식점의 분위기는 서두르고 분주함을 보일수록 더욱 인기가 있는것 같다. 그 음식점들이 손님을 끄는 이유에는 맛이 있어서, 가격이 좋아서, 유명해서 가보려고 해서 등으로... 한 번은 자동차를 타고 돌고돌며 찾아간 음식점에서도 메탈 컵이 나왔었다.
없는 돈으로 한끼나 채우려고 찾아가는 음식점이라면 몰라도 보통 우리가 찾아갈 때 값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음식점의 분위기이고 그 분위기의 시작은 그 음식점의 주인이 어떤 그릇들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대접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그릇을 사용하기로 한 주인은 종업원들이 차분하고 친절하게 손님들에게 서비스 하도록 훈련을 시킬 것이지만, '얼른먹고 얼른 가세요!'라는 식의 관념을 갖은 주인은 얼마나 빨리 빨리 움직이며 일할 수 있는가로 종업원들의 능력을 심판하기에 손님의 편의와요구를 대충 듣고 서둘러 서비스하게 될 것이며, 사용하는 그릇들도 쉽게 깨지거나 흠이 나지 않는 메탈 용기가 제일 적당한 것일 것이다.
근래에 우리남편은 처음 만나는 한국분과 영국에 있는 한 한국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을 때 자기도 젓가락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 미끄럽고 얄팍해서 손에 잘 잡히지 않는 한국용 메탈 젓가락에 지고 말아, 포크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고 그 작은 실패에 남편의 프라이드가 조금 꺾인 듯 시무룩해 했었다.
그런데 일본식 젓가락은 사용할 수 있으면서 한국식 젓가락은 제대로 쓰지 못하는 외국사람이 과연 우리 남편뿐 은 아니리라 생각되니, 한국음식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우리의 젓가락도 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한식 먹거리가 글로벌사랑을 받는 고급 음식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음식점에서 어떤 종업원이 어떻게 손님을 대접하며, 메뉴가 어떻게 작성되어있는지 등등의 많은 개선이 요구된다. 하지만 제일먼저 그 메탈 컵부터 유리컵으로 바꾸자. 젓가락과 수저의 모양과 사이즈도 외국인의 손에 쉽게 잡혀지고 음식이 미끄러져 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개선하고....
우리 이제 '빨리 빨리' 음식문화를 상징하는 메탈 컵 문화? 굿바이 하자.
박경희 비톤 아동교육 동화 작가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www.childrensbooks.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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