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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5 05:47
Never too old to play
조회 수 2015 추천 수 0 댓글 0
어린 시절 너무나 좋아했던 영화들 중 ‘Twilight Zone: The Movie’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는 1983년도 작품으로, 한글 제목으로는 ‘환상특급’ 혹은 ‘3차원의 세계’로 소개되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지난 1980년대 미국 TV 시리즈물로 기억하실 ‘환상특급’이 극장용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 바로 이 영화다. 극장용 영화 ‘Twilight Zone(환상특급)’은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에피소드 ‘깡통 차기(Kick the can)’였다. 스필버그 특유의 따스한 조명과 화면, 신비롭고 아름다운 음악, 동화 같은 분위기, 그리고 이 에피소드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훗날 이 영화를 비디오 테잎으로도 구입해서 소장했을 만큼,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아니 어쩌면 어른이 된 지금 더욱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의 어느 양로원이다. 이 양로원에 Mr. Bloom이라는 흑인 할아버지가 새 식구로 합류하게 된다. 양로원의 노인들은 무기력해진 전형적인 노년의 삶을 살아가면서, 다시 젊어질 수만 있다면 신나게 놀고 싶다는 바램을 토로한다. 그러자, Mr. Bloom은 밤에 마당에서 깡통 차기(Kick the can) 놀이를 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다시 어린이가 될 수 있다며 신비로운 제안을 한다.
그날 밤 정말로 마당에 모인 노인들은 깡통 차기 놀이를 하던 중 마법에 걸린 듯 정말로 어린이로 돌아간다. 그러나, 어린이가 된 기쁨도 잠시, 그들은 단지 어린이가 되어 놀고 싶었을 뿐, 슬픔과 고통도 함께 있었던 어린 시절부터의 인생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Mr. Bloom은 그들이 원한다면 다시 원래대로 노인의 몸으로 돌아갈 텐데, 중요한 것은 ‘젊고 신선한 마음(Fresh young mind)’이라면서, 노인의 몸으로도 젊고 신선한 마음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며 어린이와 같은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며 그들을 다시 노인으로 원상복귀 시킨다. 이제 양로원의 노인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죽음만 기다리며 무기력한 생활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화사한 옷을 입고 양로원 밖으로 나들이를 나가며, 노인이지만 어린이처럼 놀면서 삶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Mr. Bloom은 이제 그 양로원을 떠나 또 다른 무기력한 노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다음 양로원으로 향하면서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노인들이 한밤중에 깡통 차기 놀이를 하다가 어린이의 몸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다소 만화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린 그런 상상을 가끔 하지 않던가? 어린이로 돌아간다면 정말 신나게 놀 수 있을 텐데 하는 그런 상상 말이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놀 수 없다고 치부하는, 혹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어린이처럼 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얼마든지 나이가 들어서도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그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우리들 스스로 그것을 막거나 포기하고 사는 지도 모른다. 이 영화 속에서 마치 마법사처럼 나오는 Mr. Bloom 할아버지는 노인들에게 꼭 노인이라고 해서 노인 같은 마음으로 살 필요는 없다면서, 노인이어도 젊은 마음을 잃지 말라고 당부한다. 양로원의 노인들이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놀지 못한다고 하자 Mr. Bloom은 이렇게 얘기한다. “The day we stop playing is the day we start getting old.” “우리가 놀기를 멈추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서, 본 에피소드의 주제와도 같은 ‘Never too old to play(놀기에 늙은 나이란 없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점점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쫓기며 살아가게 되고, 그러면서 어린이처럼 노는 법을 잊게 되며, 어느 순간부터는 노는 것은 더 이상 나와 상관 없는 일인 것처럼 여기고,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갇히면서 그렇게 진짜로 노인이 되어간다. 하지만, 우리가 어린이와 같은 동심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우리는 비록 어른의 몸, 또는 노인의 몸으로 살지언정, 얼마든지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놀 수 있으며, 어린이처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신발에 날개라도 달린 듯 힘차게 뛰어 노는 어린이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놀던 시절이 있었는데.”하면서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비록 그 어린이처럼 높이 뛰어오를 수는 없을 지라도, 우리들의 지금 모습 그대로, 그러나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Never too old to play(놀기에 늙은 나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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