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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의 '광폭행보', 공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허위 및 과장된 학력과 경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했던 '조용한 내조'만의 약속을 내팽개치고 광폭적인 행보로 윤 대통령 활동을 능가하면서 윤건희라는 말까지 항간에 나돌고 있다. 

 

윤건희란 윤석열 대통령의 성씨인 윤과 부인 김건희씨의 이름인 건희를 합쳐 만든 말로 부인 김씨가 윤 대통령의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항간에서 비꼬는 말로 알려지고 있다.

 

윤 대통령 부인 김씨는 부정적 여론과 상관없이 지난 한주 7개의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특히 봉하마을 방문 직후 ‘비선’ 논란까지 터져나오고 집권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도 아랑곳않는 모습이다.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 김씨의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 기간에 스스로 한 ‘조용한 내조’ 약속을 아무렇지 않게 지워버리려는 듯한 태도는 매우 유감이다.(본보 9면 관련 기사)

 

김씨는 12일엔 윤 대통령과 함께 영화 <브로커>를 관람한 뒤 영화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에 동석, 13일 봉하마을 방문과 권양숙 여사 예방, 14일 국민의힘 중진의원 부인들과의 오찬, 16일 고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와의 만남, 17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만난 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18일에는 순직한 조종사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이와같은 광폭 행보 속에서 권 여사와 만나 영화 <변호인>에 대해 말하면서  “노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너(윤 대통령)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어라'라고 말해 주셨을 것 같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며 정치적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6월 13일 ‘동물 사랑’을 주제로 진행한 최초의 언론 인터뷰에서 “동물 존중에 대한 사명이 있다”며 ‘동물권’을 화두로 던진 뒤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개식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새 정부에 간접 정책 제안까지 했다.  

 

새 정부 출범 겨우 한 달이 막 지났는데 대통령 부인 팬클럽도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에 오르며 들썩이고 있고, 공적 영역에 비선조직으로 이해되는 사적 인연이 등장하는 지경이다.  

 

‘건희사랑’ 회장을 맡고 있는 변호사는 김씨와 직접 문자를 주고받으며 대통령실을 패싱하고 1급보안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에 반려견을 데리고 가 찍은 대통령 부부의 미공개 사진을 온라인 팬클럽에 공개해 물의를 빚었으며, ‘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라는 단체의 모금 글을 올리고, 이를 비판한 시사평론가에게 SNS상에서 욕설을 퍼붓는 추태를 벌였다.  

 

또한, 김씨가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예방한 자리에 사적인 지인(※대통령실 채용 예정)까지 대동하자 그간 되풀이된 잡음과 함께 이참에 역할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이다.  

 

김씨와 동행한 네 명 중 세 명은 그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트의 전·현직 직원이고 무속인 의혹이 일었던 김모씨는 김 여사의 ‘십년지기’라고 한다. 

 

이쯤 되면 "야당의 무분별한 공세" 운운에 앞서 "공사 구분 못 한다"(최재성 전 정무수석)는 논란을 자초했다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논란이 빚어진 직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식 일정에 왜 지인이 동행했느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다"고 했다.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런 해명을 하나 싶고 불쾌하기 짝이 없다. 

 

방문 당일인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에서 직접 언급한 데서도 알 수 있듯 김씨의 봉하마을 방문은 언론에 미리 고지된 공식 행사다.  

 

봉하 도착부터 노 전 대통령 추모비 참배, 사저 예방 사진 모두 대통령실 제공으로 일반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대해 국민 여론이 들끌차 윤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 당시 '부인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통령의 배우자를 지원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봉하마을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라며 “비서팀이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혼란이 좀 있다.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반문해 논점에서도 한참 벗어난 것으로 논란의 민감성에 비해 안이한 인식이 우려된다. 

 

이런 혼란을 만들어 낸 건 제2부속실을 폐지한 윤 대통령 자신이었고, 단임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두 번 하는 사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건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결국 “정치 초보여서” 정도로 후하게 해석을 해줘도 이 말은 대통령으로서 함량 미달이였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지난해 김씨의 팬클럽 회장인 변호사와 봉하 마을에 동행한 여인이 각각 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와 코바나 전무 타이틀로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조직위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을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김씨의 주변 친분이 결국 어떻게 이어져 어떤 결말을 낼지 불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정도면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대통령 탄핵을 겪은 국민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최소한의 대외활동이 불가피하다면, 폐지한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든 지, 아니면 김씨 활동을 포함해 친인척 관리까지 모두 공적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앞서 제기된 김씨 의혹에 대한 설명과 공약파기에 따른 대국민 양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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