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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28년, 한국 정치는 여전히 그 귀신의 지배 받아

 

28년 전인 1994년 7월에 사망한 북한 고 김일성이 살아 생전에도, 그리고 사망해서도 한국의 정치판을 지배하면서 시시때때로 꽃놀이패가 되고 있다.

한국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 추구가 필요할 때마다 '주사파(주체사상파)'란 별칭을 동원해 국익과 관계없이 그를 부르곤 해왔는 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김문수 위원장이 이를 대표하고 있다.

어찌보면 한국 정치는 사망한 김일성의 귀신을 불러 들여 소위 굿판을 벌리면서 국민들을 탄압하는 데도 악용해왔고, 이념을 내세워 국민들을 분열과 대립 및 갈등으로 몰아 넣으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왔던 것이다.

결국 고 김일성은 살아서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생존을 위협해오면서 분단을 지속시켰고, 사망해서는 최소한 28년간을 귀신이 되어서도 한국 정치계와 정치인들을 지배해왔다.

반대로, 대중적 반미투쟁을 선동에 앞장섰던 주사파는 대학생 조직을 통해 1987년 6월 민중항쟁기간 중 개헌을 요구하는 대중투쟁의 선봉에 섰으며, 6·10항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한국 정치 현실과 생활에도 깊이 파고 들었다. 

이러한 주사파도 1994년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고, 1995년부터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에 처해있다는 실상이 외부세계에 노출되면서 한 때 사기저하 및 세력위축으로 소멸해갔지만 한국 정치는 그들을 정치판에도 끌어 들이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19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하면서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야당을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보수당의 교묘한 공격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마디로 자신은 야당과 협치를 하고 싶은데 야당이 종북세력이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움 날인 2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진정으로 야당에 종북주사파가 있다고 믿는다면,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안보를 위해 차라리 그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척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에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종북을 하는 사람들도 없겠고, 김일성 주체사상의 허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오늘날에 주체사상을 따르는 사람들도 없겠지만, 윤 대통령은 색깔론몰이를 통해 자신의 자질 부족 및 무능력을 감추고, 5 주 연속되고 있는 20%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기는 발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특히, 협치할 의사도 없으면서 괜히 협치를 끌어들이며 이미 사망한 지 28년이 지난 김일성 귀신까지 불러들리면서 야당을 색깔론과 종북몰이로 몰아 붙이는 것은 비겁하기 이를 데 없다.

윤 대통령이나 여권은 색깔론과 종북몰이를 통해 지지율을 회복하고자 하겠지만, 이미 이승만, 박정희 정권을 통해 학습과 경험이 풍부한 우리 국민들에게는 자신들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도층들로부터도 외면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세금이나 복지, 경제 정책 등의 내 삶과 직결되는 민생 분야도 아닌 대북 정책이나 색깔론을 통한 종북몰이에 신경을 쓸 겨늘도 없고 이제 크게 좌우되지 않고 말려들지도 않는다.

구시대적 유물인 색깔론과 종북몰이가 일부 골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겠지만,그것도 지난 5 주동안 20%대에 불과함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여권이 지금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할 일은 색깔론이나 종북놀에 기대는 것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야당과의 협치, 국민 통합을 이끌어내서 사회와 정치를 안정시키고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만 한다.

고물가, 고금리, 원화 가치 추락과 대북 관계 등 안보마저 흔들리고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린 총체적 국가적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소야대에서 야당을 자극하면서 협치의 길을 버리는 여당의 행태는 결국 자승자박이 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과 여권은 색깔론 공세 따위를 집어치우고 진지하게 국정에 임해서 국민으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해도 모자랄 판에 시대에 뒤처진 색깔론으로 야당을 비판하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대응에 절망감을 느낀다. 

하지만 논쟁이 담론 수준을 넘어 국론 분열과 정치 세력의 투쟁으로 확장하는 건 국가적 문제다. 외교·안보·국방과 관련한 소모적 싸움과 국론 분열은 정치권을 비롯한 각 사회 분야가 민생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수십 년째 반복되는 친일·종북 논쟁은 고비용·저효율 갈등을 유발하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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