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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3.05.03 14:15
유토피아를 꿈꾸다 – 몬드리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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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348 – 유토피아를 꿈꾸다 – 몬드리안2
3. 동등성과 평형 몬드리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형태 속에서 숨겨진 불변의 실재를 예술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질서한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수학적이고 건축적인 균형을 미술로 드러내고자 했다. 1919년 천문학자 에딩턴은 개기일식이 일어날 때 태양 중력으로 빛이 휘는 현상을 관측하여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이렇듯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학과 수학에 관심이 많았던 몬드리안은 과학처럼 예술에서도 보편적인 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예술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구성 요소가 일정한 상호 동등성을 가지는 자유로운 예술로서 순수한 관계를 회복하여 인간과 사회를 계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성 요소가 서로 동등성을 획득하면 할수록 인간 사회가 더 나아질 것이라 믿었다. 이것은 바로 그의 유토피아였다. ‘빨강, 검정, 파랑, 노랑, 회색의 구성’은 이러한 그의 이론과 순수하고 동등한 구성을 예시로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Piet Mondrian, 빨강, 검정, 파랑, 노랑, 회색의 구성, 1920 © 암스테르담시립박물관
자신의 이런 새로운 이념을 알리고 싶어서 그는 100편이 넘는 글을 남겼다. 1926년 발표한 글 ‘신조형주의 일반 원리‘에서 그는 “회화의 기본 요소는 삼원색과 무채색의 직사각형 평면 또는 프리즘이다. 요소의 동등성이 중요하다. 크기와 색상이 동등한 가치를 가질 때 평형이 발생한다. 평형은 구성 요소가 배치되는 비율과 생생한 리듬을 만드는 관계에 의해 실현된다. 모든 대칭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몬드리안의 컴포지션 시리즈 작품 속 패턴에는 반사 대칭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두 직선의 같은 격자 무늬로 그려졌지만, 각 작품마다 제 각기 다른 균형감과 조형을 느끼게 한다.
4. 정반합의 해체
1) 테오 판 뒤스부르흐과의 결별 1920년대 파리에서는 시공간을 결합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4차원 개념에 놀라며, 이 새로운 과학 지식을 자신의 예술에 통합하려는 예술가들이 많았다. 1917년 데 스틸(De Stijl, 양식)이라는 예술잡지를 통해 신조형주의(The New Plastic Art)이론을 함께 주창한 테오 판 뒤스부르흐도 이때 동적인 대각선을 도입했다. 테오 판 뒤스부르흐는 대각선을 통해 시공간의 존재를 표현하려 했다. 그러나 몬드리안은 대각선을 파괴적인 요소로 간주하면서 예술의 본질과 순수함을 나타낼 수 있는 직선만을 고집했다. 이에 두 사람은 결국 결별하고 만다. 그리고 몬드리안은 독자적으로 신조형주의를 발전시켜 나갔다.
2) 새로운 도전 그런데, 그는 정사각형 캔버스를 45도 기울인 마름모꼴 시리즈의 컴포지션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그가 극도로 반대했었던 대각선이 담겨져 있다.
Piet Mondrian, 격자가 있는 컴포지션5, 1919 © www.piet-mondrian.org
이 작품은 제도와 같은 접근법을 통해 몬드리안 자신만의 환상 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당시 미술계는 현대미술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그의 완전히 색다른 스타일에 충격을 받았고 많은 후원자들도 그를 떠나갔다. 또 몬드리안은 재즈를 아주 좋아했다. 특히 부기우기 등 리듬감이 강한 음악과 춤을 좋아했는데, 그의 컴포지션 시리즈 등의 회화작품에서도 그 리듬감이 잘 나타난다.
Piet Mondrian, Composition with Grid 8, 1919 © Wikimedia Commons
이것은 원색과 무채색을 조화롭게 배치해 각각의 색이 차지하는 면적과 이웃하는 색의 면적을 치밀하게 계산해서 색의 중첩을 통해 리듬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색의 리듬감은 이후 그가 뉴욕에서 그린 'Broadway Boogie Woogie&'와 ‘Victory Boogie Woogie’ 등의 후기작품으로 연결된다.
3) ‘역학적 평형’ 몬드리안은 자신의 이론을 실현하기 위해 컴포지션 시리즈를 통해 오랫동안 고심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이상적인 평면화를 실현할 수 있는 구도를 결정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이제 선·면·색의 정체성까지 없애려 했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그가 전쟁의 정치적, 사회적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나아가 개개인의 정신과 더 넓게는 사회적 암시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Piet Mondrian, Composition A, with Double Line and Yellow, 1935 (사진출처:Artnet)
1938년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을 피하기 위해 몬드리안은 파리에서 런던으로 거처를 옮겨갔다. 이 무렵부터 그는 '콩고드 광장'과 같이 특정 지명을 소개하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Piet Mondrian, Place de la Concorde, 1938-1943 © www.piet-mondrian.org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그의 작품 스타일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색과 무채색의 평면을 이용한 추상표현을 통해 그는 스스로 역학적 평형이라고 불렀던 회화의 순수한 리얼리티를 보여주었다.
Piet Mondrian, Composition with Red, 1939 (사진출처:Peggy Guggenheim Collection)
그리고 이 '역학적 평형'에서 순수한 리일리티와의 조화는 오직 평면에서만 실현가능하다고 그는 말했다. 즉 종래의 회회에서의 깊이를 통한 공간표현은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4) 부기우기 1940년에는 그는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그 뒤에는 상하좌우 직선의 수가 많아지고 색채도 보다 선명하게 변화하여 작품의 화려함이 더해져 갔다. 그는 뉴욕의 현대적인 도시 문화와 재즈 음악에 심취해 점차 이전의 엄격한 구성 원칙을 버리고 화려하고 경쾌한 구성 방식을 채택했다. 그렇게 제작된 것이 바로 1944년 뉴욕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 그린 'Victory Boogie Woogie'다. 이것은 미완성작이지만, 몬드리안 말년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Piet Mondrian, Victory Boogie Woogie, 1942-1944 © Wikimedia Commons
뉴욕의 역동적인 모습들을 잘 나타내는 ‘부기우기’는 피아노로 연주하는 블루스 스타일 음악이다. 이 음악에 맞춰 마치 스윙 댄스를 추듯 그는 마름모꼴에다가 면을 구분한 검은 선을 삼원색으로 채우고, 선·면·색을 뒤섞었다. 수직과 수평의 직선을 교차시켜 역동적인 정반합 대립을 추구했었던 초기 작품과는 달리, 이제는 그 대립의 관계를 다시 해체했다. 헤겔의 변증법을 접한 그는 이렇게해서 공간의 역동적 긴장이 자연스럽게 평정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신의 컴포지션 시리즈 작품에서 작은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회색의 네모 블록을 더했고, 교차하는 선에다가 톡톡 뜅겨나올 것 같은 스타카토같은 점들을 그려넣었다. 이것은 리듬감과 완전히 새롭고 예측되지 않는 움직임을 만들어내 작품에다가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사물과 공간의 본질을 파고들어 예술의 보편성을 찾고자 노력했던 그의 마지막 승리에 대해 마치 팡파레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 같다.
'우리가 자연의 외형을 버리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내 그림속의 수평과 수직선들은 어느 것에도 제약받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표현이다. 수직선은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를 향한 인간의 의지가 담긴 것이며, 수평선은 모든 사물과 그 사물에 대한 포용을 의미한다' Piet Mondrian
우리는 몬드리안의 수직선과 수평선 패턴을 이제 화장품 케이스에서도, 옷감에서도, 패션에서도, 인테리어에서도, 그리고 빌딩 등 우리의 일상의 다양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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