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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업용 부동산, 재택근무와 고금리로 공실률 높아 위기

팬데믹이후 사무실 출근 인원 비율이 50% 정도로 낮아져 평균 사무실 근무 일수도 절반에 불과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팬데믹으로 바뀐 근무 패턴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켜,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해 대도시의 부동산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이후 사무실 출근 인원 비율이 50% 정도로 낮아지면서 2022년 10월 기준 일주일 평균 사무실 근무 일수는 뉴욕이 3.6일, 샌프란시스코와 휴스턴은 3.3일로 나타났다. 

컨설팅 기업 매킨지가 최근 발표한 ‘공실과 하이브리드 지역’ 보고서를 인용한 뉴욕KBC에 따르면 도심에서 근무하고 거주하던 사람들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외곽으로 이사를 했으며, 저렴한 집값과 넓어진 공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팬데믹이 종료됐음에도 다시 도시로 돌아오지 않고 장거리 통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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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 시장과 상업용 부동산이 차별화되고 있다. 집값은 고금리 속에서도 반등하는 반면 상업용 부동산은 고점 대비 12% 넘게 급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하락은 중소형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피스가 밀집돼 있고 주거비가 높게 형성된 지역일수록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는 주거 위치의 변화와 재택근무 인프라 확충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뉴노멀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사무실 근무 인원이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자, 회사들은 사무실 임대 공간을 줄였으며, 리스 기간도 팬데믹 이전에 비해 짧게 계약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도심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사무실 인근에서 소비하던 금액도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뉴욕시 기준, 도시로 출근하던 사람이 매년 일인당 평균 4,661달러를 식사, 쇼핑, 유흥비로 지출했으나 재택근무로 그 금액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소비 감소는 소매 상점 매출 하락은 물론, 뉴욕시가 걷어 들이는 세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했다. 재택근무 일반화로 뉴욕시는 매년 약 124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스테인 반 니우에뷔르흐(Stijn Van Nieuwerburgh)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022년 11월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도시 종말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시 종말의 고리는 도시민 감소로 인한 황폐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3단계로 진행된다.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사무실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고, 지방정부가 걷어 들이는 부동산세, 소득세 등 세수가 감소한다.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자 식당과 세탁소같은 생활 인프라가 폐업하고, 세수가 부족해진 도시는 도서관 이용 시간과 주택 보조금을 줄이는 등 공공 서비스를 축소한다. 도시 내 교통량이 줄고, 노숙자가 늘며, 범죄가 증가해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뉴욕타임스는 2020년에만 30만 명의 뉴욕 시민이 도시를 이탈했으며, 2022년에는 강력 범죄가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릿저널은 7월 13일 뉴욕 맨해튼 서남부 철도기지를 재개발 해 고층 아파트와 사무실 건물이 들어선 허드슨야드 지구가 개발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고전하며 지난 6월 말 기준 공실률이 50%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시에 아파트 거래 등록 매물의 가격은 최초 책정가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매물 중에는 50% 가까이 할인된 것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VTS에 따르면, 2023년 1월의 사무실 임대 수요는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미 도시 종말의 고리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러나 (도시 인프라가 축소되는) 두번째 단계가 시작되지 않아 충분히 되돌릴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같은사회적인 현상만으로 매출에 감소해 위기를 맞는 와중에 지난해부터 상승하는 금리로 인해 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는 30년 고정으로 가는 주택 모기지와는 달리 단기 대출을 갱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고금리는 건물주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은행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2023~2024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전체 대출의 31%이다. 2020년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 받고, 2023~24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갱신 시 2~2.5%p가량의 추가 금리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12일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스 솔로몬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상업용 부동산 부도의 절반이 사무실 건물”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 2/3가 중소형 은행권에 집중돼 있어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대부분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자산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며, 이는 중소형 은행의 부실로 확대돼 미국 금융권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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