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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사장의 공영방송을 유린한 무도한 형태는 심판 받아야

박민 KBS 사장이 취임 이틀동안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뉴스 프로그램 앵커들과 시사프로그램 사회자들을 대거 교체하고 편성을 변경하는 등 KBS 방송 점령에 나섰다.

박 사장은 13일 취임도 하기 전에, 여권이 ‘편파 방송’이라고 비판해온 시사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하는 등 방송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태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튿날인 14일 기자회견에서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KBS가 공영방송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정중히 사과한다”면서 전 사장 시절 KBS 보도를 불공정·편파 방송으로 규정했다.

이어 그는  “향후 불공정·편파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자·PD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엄정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문화일보 근무 당시 갖은 편파적 글을 게재해왔던  박 사장은 이와같이 고강도의 콘텐츠 감별과 문책을 예고하면서도  ‘공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도 못하고, 단지,현 정부 입맛에 맞지 않고 비우호적 보도만을 불공정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 같아 온당치 않다. 

KBS는 전광석처럼 '사프로그램 더 라이브’(KBS 2TV)' 편성을 제작진과 협의도,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번주 사흘간 삭제한다고 공지했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씨의 경우는 공식 임명도 되지 않는 라디오센터장 내정 거론자로부터 갑작스레 방송 당일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더 라이브’와 ‘주진우 라이브’는 시사프로그램들중에 구독자 수가 각각 100만명이 훨씬 넘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몇 안되는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이었지만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박사장 청문회에서 ‘주진우라이브’를  ‘편파 방송’으로 거론하며 ‘일벌백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같은 박 사장의 방송적 만행은 원칙도 절차도 저버리고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방송의 적합성 판단 및 수정과 관련하여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KBS의 편성규약을 무시한 채 군사 쿠데타의 점령군식 행태여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아무리 '낙하산'소리를 듣고 있는 박 사장이지만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도에 불공정·편향 딱지를 붙여 문제 삼는 것은, 공정성·신뢰 회복이 아니라 공영방송 장악을 통해 자신을 임명해주고 충성해야하는 임명권자와 정부에 대한 비판 취재와 보도를 위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는 공영방송이 '땡전 9시 뉴스'의 군사 독재시절과 같이 또다시 정권의 전리품이나 소유물로 전락되지 않도록,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할 때이지 '땡윤 9시뉴스'를 방송할 때가 아니다.

물론 사장이 바뀌면 프로그램 개편이나 출연진 교체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은 구성원들이 합의한 바에 따라 순리대로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함에도 현재 KBS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이런 상식과 거리가 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KBS를 쥐고 흔들겠다는 정부의 조급함이 그대로 반영된 것임을 우리 국민들이면 누구나 이미 잘 알고 있다.

박 사장의 행태는 대국민 사과까지 하며 밝힌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말과도 정반대이기에 정권의 이익을 앞세워 공영방송을 점령하고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박 사장은 정치권력과 손잡고 공영방송을 유린한 무도한 행태에 대해 '방송계의 이완용'이라는 오명과 함께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점 또한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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