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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역사를 축소·왜곡하는 반역사적 인사 철회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초기부터 정부의 역사·교육 연구 주관 단체 수장에 뉴라이트 사상을 가진 인물들로 상식에 맞지 않는 인선을 단행해오다가 결국에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김형석 관장은 지난해 보수단체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1948년 8월15일’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건국절 주장은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 임시정부가 아닌 1948년 8월15일 정부 수립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뉴라이트 역사관과 맞닿아 있다.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사도광산 등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발맞추며 보여준 친일 행각이 도를 넘은 지 한참이지만 이러한 독립기념관장 임명에서 극도의 분노가 치밀고 있다.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며 일본의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을 공공연히 부정해왔다. 다음 수순이 ‘건국절 제정’이라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8·15를 건국절로 제정하려는 등 우극단 인사로의 역주행은 일본 지배를 합법화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대한민국 정통으로 ‘세탁’하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시도됐다가 그때마다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닥쳐 모두 무위로 돌아간 바 있다.

이어서 윤석열 정부에 뉴라이트가 포진하면서 또 한 번 노골적인 역사 왜곡과 국론 갈등이 일어날까봐 우려된다. 

지난 7월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친일 식민사관’ 논란을 일으킨 <반일 종족주의> 공저자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임명됐고,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과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펴는 뉴라이트 단체의 주역들이었다. 

지난 1월 취임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일본이 과거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다는 기성세대 인식을 젊은 세대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당장 <반일 종족주의> 공저자 정안기는 광복절에 맞춰 <테러리스트 김구>를 출간한다. 

KBS는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 생애를 다룬 역사 왜곡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을 방영할 예정이어서 공영방송 책무를 저버리고 방송의 영향력을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에 갖다 바칠 예정이다.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찬 광복회장은 10일 광복회학술원 운영 행사 특강에서 “1948년 건국절 추진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대통령 초청 영빈관 행사 뿐만 아니라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도 나갈 뜻이 없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1948년 정부수립이 건국이라면) 그 이전의 역사는 나라가 없었다는 일본정부의 주장을 우리가 인정하는 것”이고, “1948년 전 일본의 한반도 침탈시기에 강제 맺은 을사늑약(1905)이나 한일강제병합(1910)을 모두 합법화시켜주자는 논리”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만일 여기서 물러서면 위안부, 강제징용도 우리가 일본 신민이었기 때문에 일본인으로서 자발적인 것이 되어 강제성이 없는 ‘일본 뜻대로’ 모든 입장이 돌아서는 엄청난 매국행위가 되는 것”이 되니 “건국절은 일본의 침탈을 합법화시켜주는 매국적인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이 회장의 이런 생각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뉴라이트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강제로 이식하려던 박근혜 정권에 철퇴를 내려 국가적 정통성을 획득한 주장이다.

이 회장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포함해 뉴라이트 인사들은 일제 강점기 시절의 ‘밀정’과 같다고도 주장했다. 대통령 주변에 일제 밀정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안보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자는 현재 건국절 제정 조짐으로 후자는 한일군사동맹 추진으로 발전하고 있다. 뉴라이트 역사관과 일본의 재무장이 만나는 지점 위에 윤 대통령이 서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형세는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선열들의 저항을 지지하고 군국주의 재무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과 윤석렬 정부가 일제 식민지배의 성격과 독립운동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는 모양새이다.

더 늦기 전에 윤 대통령은 한국학중앙연구원·동북아역사재단·국사편찬위원회 등 주요 역사 기관 수장들과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와 건국절 불가 방침을 천명하고,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역사를 축소·왜곡하려는 반역사적 인사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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