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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왜곡한 검정 교과서, 청소년 교육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내년 3월 고등학교 1학년부터 배울 9종의 한국사 검정 교과서 가운데 뉴라이트 성향 필진이 참여해 쓰면서 '역사교육 우경화'와 ‘역사 왜곡’ 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축소하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 정권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과거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자유당 정부와 군인 정부 시절의 정책에 의해 민간인이 다치거나 죽게 된 아픈 과거를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 났다”거나 “일본은 강자이자 악한 나라이며 조선은 약하고 선한 나라라는 도식적 이분법으로 쓴 자기 연민의 서술”이라는 식으로 기존 교과서를 문제 삼는 등 편향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어 교과서 집필을 맡아선 안 될 정도로 매우 부적절한 수준인 인사들이다.

우선, 이들 9종 교과서 모두는 윤석열 정권 들어 ‘민주주의’만으론 부족하다며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도록 한 데 따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 당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는 ‘반공’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유의 다양한 의미가 빠져 있는 등 민주주의가 담고 있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축소해버린 것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검정을 통과한 사설 입시교재 출판사 수준으로 직원이 6명에 불과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과 사건을 서술한 ‘한국사2’의 내용이 다른 교과서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교과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른 교과서의 절반 분량만 할애했고 ‘강제동원,구타와 성폭력, 성착취’ 대신 젊은 여성들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하였다고만 적어 구체적 언급보다는 표현을 가급적 추상적으로  썼다.

그것도 참고자료와 연습문제 형식으로 다뤘고, 일본 정부의 역사 부정은 아예 담지도 않았다.

친일파 시인 서정주나 일제에 협력한 친일 지식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학생들에게 물으며, 그들의 책임을 희석했다. 이미 다각적 검증을 통해 비판적 평가가 정립된 사안을 교묘히 가린 것이다.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이승만 집권기를 ‘장기독재’라고 한 다른 교과서와 달리 ‘장기집권’으로 표현했다.

1946년 6월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말한 이승만의 ‘정읍 발언’에 대해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후 어떻게 됐을까’라며 토론 과제로 제시하는 등 이승만의 공을 치세우면서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1958년 ‘창랑호’ 납북 사건을 교과서 탐구자료로 제시하고, 1950년대 반공 정책을 옹호하며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했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제주 4·3 관련 부분에서 “반란군”이라는 표현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박정희 정부 시절 베트남 파병과 새마을운동의 부정적인 측면을 축소하고 유신체제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으로는 평화 통일을 뒷받침할 수 없다며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하여 헌법을 개정하였다’고 중립적으로 기술하는가 하면 산업화 성과는 5쪽에 걸쳐 상세히 다뤘다.

5.18 민주화운동을 한 문단 정도로 다루고, 2016년 촛불혁명도 언급 대신 연표에 기술한 것이 전부였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선장 유죄 선고 사실, 검찰 수사 결과 등을 나열하면서도 국가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이라고 서술하고, ‘세월호 참사’에서의 국가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 민중이 옳은 방향으로 역사를 바꿔온 기록은 다루지 않고, 국가와 정부의 책임은 감췄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모든 교과서가 중립 기준을 지켰다며 항변하지만, 야당에서는 ‘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통과는 역사 쿠데타’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전교조도 논평을 통해 ‘친일·독재 옹호’ 교과서 라며 비판했다. 

역사 연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일제강점기(항일 투쟁기)를 올바르게 배워야 할 청소년 역사교육에 역사를 왜곡한 교재 사용은 마땅히 규탄받아야 하고 즉시 검정을 취소해야 한다.  

1366-사설 사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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